삼성전자의 인사혁신, '연공서열' 완전폐지..새 직급제 도입

[하반기 경영전략]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전경

삼성전자가 기존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제도를 폐기하고, 임직원 개개인의 업무 및 직무역량에 초점을 둔 4단계의 '경력개발 단계'(Career Level) 제도를 도입한다. 임직원간 호칭은 '님'을 사용한다.

삼성전자 (75,500원 ▼600 -0.79%)는 이같은 직급 체계 단순화, 수평적 호칭을 골자로 하는 인사제도 개편방안을 27일 발표했다.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창의적,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서는 기존 인사제도를 완전히 바꿀 필요가 있다는 문제 의식에서 도출된 인사혁신 방안으로, 내년 3월부터 본격 시행된다.


우선 삼성전자는 '사원(1/2/3)-대리-과장-차장-부장' 등 7단계의 수직적 직급 개념을 완전히 없앴다. 대신 직무 역량 발전 정도에 따라 4단계(CL1~CL4)의 직급을 부여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 직급체계의 과장이 경력개발 단계 전환 시 어떤 직급을 받게 될 지는 알 수 없다"며 "현재 같은 직급이라고 해도 개인의 직무 역량 발전 정도에 따라 달리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단 삼성전자는 인사제도 개편에 대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년 3월 첫 적용 시 △CL1(사원) △CL2(대리) △CL3(과장, 차장) △CL4(부장) 등의 직급을 부여하고, 추후 인사평가 등에 따라 상·하 역전도 가능토록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직원간 호칭은 이름 뒤에 '님'을 붙이는 방식을 공통적으로 사용한다. 단 부서 내에서는 업무 성격에 따라 △님 △프로 △선후배님 △영어 이름 등 수평적 호칭을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상무 이상 임원과 팀장, 그룹장, 파트장은 기존처럼 직책으로 호칭키로 했다.

기업문화 개선을 위한 조치도 내놨다.

삼성전자는 효율적 회의문화 정착을 위해 △참석자 최소화 △1시간 베스트(Best) △전원 발언 △결론 도출 △결론 준수 등 회의 권장사항을 제시했다.

또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 강화를 위해 직급단계를 순차적으로 거치는 보고 대신 '동시 보고'를 활성화하고, 형식에 치우치지 않고 간결하게 핵심 내용을 전달하는 보고문화를 정착시킨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상급자의 눈치를 보며 퇴근하지 않는 '눈치성' 잔업, 불필요한 습관성 잔업, 특근을 근절하는 한편, 직원들이 충분히 재충전할 수 있도록 연간 휴가계획을 사전에 자유롭게 세우도록 유도키로 했다. 이밖에 올해 하절기부터는 임직원 편의를 위해 반바지 착용도 허용한다.

이밖에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도 내년 3월부터 동일한 내용의 인사제도를 도입·적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