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브 디폴트 막았다..국민연금, 채무조정안 동의

2조2000억원 규모 딜라이브(옛 씨앤앰) 인수금융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해소됐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이날 오전 대체투자위원회를 개최하고 딜라이브 인수금융 만기 연장 건 등을 담은 채무조정안에 동의했다.

시장에선 국민연금이 대규모 디폴트 우려에 대한 책임을 감당하기 벅찰 뿐더러 디폴트 이후 투자손실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안팎의 우려 등을 감안해 채무조정안에 동의한 것으로 해석한다. 특히 인수금융 만기 연장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민연금 측에서도 이 달 안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측 관계자는 "딜라이브와 관련해 종합적인 부분을 검토해 대투위에서 채무조정안에 합의한 것으로 안다"며 "앞으로 딜라이브의 경영 개선 등 상황을 면밀하게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KDB생명보험과 산은캐피탈이 달라이브 인수금융 연장에 찬성하기로 결정하면서 이제 21개 대주단 중 수협은행의 동의만 남았다. 가장 주목을 받은 국민연금이 채무조정안에 동의한 만큼 수협은행 역시 부담을 덜고 조만간 채무조정안에 동의하는 의사결정을 완료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딜라이브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대주단 일부의 반대로 인수금융 채무조정안 합의에 어려움을 겪었다. 인수금융 만기가 오는 7월말로 다가오고 있어 시장안팎에서 대규모 디폴트 사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현재 딜라이브 최대주주인 한국유선방송투자(KCI)는 인수금융 이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연금의 전격 동의에 따라 이달 안에 채무조종안에 대한 21개 대주단 전체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무조정안은 한국유선방송투자에 대해 80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실시하고, 이자율 및 딜라이브 차입금 2000억원 감축, 인수금융 만기 3년 연장 등 내용을 담았다. 채무조정안에 대해 대주단 합의가 완료된 뒤에는 각 대주단 간 출자전환 비율 등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유선방송투자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은 지분감축 등 추가적인 조치에도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2조원 이상의 대규모 인수금융 디폴트 우려가 해소된 만큼 향후 MBK파트너스와 대주단 등에서 딜라이브 경영 개선에 나선 뒤 재매각 추진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연금 측에서도 디폴트가 발생할 경우 손실이 더 커질 수 있는데다 인수금융을 연장한 뒤 딜라이브를 정상화 하는 게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옳은 결정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