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하방요인은 맞지만 추경엔 반영 안해"

이호승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27일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한 재정보강 규모는 20조원"이라며 "추경에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반영되진 않았지만 경기 하방 위험 요인으로 고려됐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사전브리핑을 통해 "초과세수를 활용해 10조원 수준의 추경과 추경 외 10조원 이상의 재정수단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국장은 "현재 적자 국채 발행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세계잉여금 1조2000억원에 초과세수분을 더해서 10조원 이상 추경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수결손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올해 우리나라 실잘성장률을 2.8%로 전망한 배경을 설명하며 "20조원의 재정보강이 없는 상태에서는 성장률 베이스라인을 2%대 중반으로 봤다"고 말했다.

다음은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관련 일문일답.


-올해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 배경은.
▶연초 위축됐던 생산, 내수 지표가 3월 이후 완만하게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다 세계경제 회복 지연, 구조조정 영향 등 대내외 여건 악화로 당초 전망보다 0.3%p 하향조정했다. 올해 1/4분기 소비조정, 수출부진 등으로 인한 성장 실적 부진(GDP증가율 전기비 0.5%)을 반영한 수치다. 브렉시트의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나 세계경제,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부정적 파급효과가 우려된다.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단기적으로 고용, 투자, 생산 위축 가능성도 성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브렉시트에 따른 우리 경제 영향과 대응방안은.
▶영국과 무역, 금융 연계가 크지 않아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외환·금융시장은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수출은 탈퇴 협상 기간(2년) 중 한-EU FTA(자유무역협정)가 적용되고, 영국과의 교역 비중도 낮아 단기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영국·EU 성장 둔화, 보호무역주의 경향 확대 등으로 수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24시간 경제, 금융상황을 점검하면서, 필요시 신속한 조치를 취해 파급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다.

-추경 편성 중점 분야, 추진 일정과 기대효과는.
▶추경은 브렉시트 등 대외 여건 악화, 기업 구조조정 등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과 민생안정 사업을 중심으로 편성할 계획이다. 집행 시기가 중요하므로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정부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제출 후에도 예산안이 빠르게 통과돼 집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추경안을 포함 20조원 이상의 재정보강이 차질없이 추진되면 올해 성장률 0.2~0.3%p내외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추경 이후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에 대한 대책이 있다면.
▶올해 추경은 작년 세계잉여금(1.2조원 수준)과 금년 초과 세수를 재원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추가 국채발행이 없을 뿐 아니라 재정건전성을 감안해 초과세수 중 일부는 국채 상환에 사용할 것이다. 중장기 재정건전성 유지를 위해 페이고(Pay-go) 등 재정준칙 법제화를 포함하는 재정건전화 특별법(가칭)을 제정하고, 재정 전 단계에 걸쳐 비효율적이고 낭비되는 사업을 차단하겠다.

-하반기 개소세 인하 종료,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 시행 등에 따른 소비 리스크에 대응한 정책방안은.
▶친환경 소비촉진, 대규모 할인행사 내실화, 해외소비 국내소비 전환 등으로 하반기 소비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겠다. 노후 경유차를 교체지원하고 고효율 가전구매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블랙프라이데이, 그랜드 세일과 연계한 범국민 쇼핑관광축제를 계획 중이다. 캐디, 카트 선택제 확대 등 골프장 이용을 대중화하는 방안도 있다.

-노후 경유차 교체시 개별소비세, 취득세 감면 배경과 내용을 설명해달라.
▶전체 경유차 미세먼지 배출량의 79%를 차지하는 노후 경유차 감축을 유도해 환경문제에 대응하고 국민건강을 증진시키겠다. 노후 경유차를 말소등록(폐차 등)후 신차를 구입할 경우 개소세(승용차)를 감면해주고 이외 취득세(화물·승합차) 감면도 추진할 계획이다. 6개월간 개소세 70%를 감면받으면 대당 약 100만원 수준(출고가 2천만원 기준)의 세금을 감면받는 셈이다. 차량당 감면한도는 개별소비세 100만원이다. 개소세와 연계된 교육세 30만원과 부가세 13만원 감안할 경우 총 143만원이다. 취득세는 개소세 인하 효과 등을 감안해 올해 정기국회에서 입법논의를 거쳐 화물, 승합차에 대한 취득세 감면을 추진하겠다.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가전제품 구입 지원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뭔가.
▶우리나라 에너지 효율은 선진국보다 낮은 수준이고, 가정에서의 에너지 소비량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향상 사업을 통해 가정에 소비효율 1등급 가전제품을 들여놓을 수 있도록 촉진할 계획이다. 에너지 절감과 친환경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이다. 에너지공단이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가전제품 구입할 때 가격의 10% 수준을 환급해주는 방식이다. 대상은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인 에어컨, 공기청정기, TV, 일반·김치 냉장고 등이다. 한도는 품목별 20만원, 가구별 40만원이다. 7월부터 3개월간 한시적으로 진행한다. 환급절차 등 구체적인 시행방안은 7월초 산업부에서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