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브렉시트 후폭풍 '피할 곳 없다'… '패닉' 아니라 다행

“브렉시트 후폭풍을 피할 곳이 없다”

지난 24일(현지시간)에 이어 27일에도 증시가 급락하면서 월가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브리메인(영국의 유럽연합 잔류)에 베팅했던 탓에 후폭풍이 더 거센 상황이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6.87포인트(1.81%) 하락한 2000.54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60.51포인트(1.5%) 내린 1만7140.24로 마감했다. 두 지수 모두 3월10일 이후 최저치다.

나스닥지수는 113.54포인트(2.41%) 급락한 4594.44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월29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FBB 캐피탈 파트너스의 마이크 베일리 리서치 부문 이사는 전세계 증시가 동시에 급락하면서 이번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후폭풍을 피할 수 있는 곳을 찾기 어렵다며 “전통적인 안전지대인 통신과 유틸리티, 고배당 주식으로 투자자들이 몰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유틸리티는 1.3% 올랐고 통신업종도 0.6% 상승했다. 또한 국제 금값은 1324달러를 돌파하며 2년 최고치 행진을 지속했다. 국채 수요가 늘어나면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수익률은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고 영국과 독일, 프랑스 국채수익률도 일제히 역대 최저치를 갈아 치웠다.

노스 스타 인베스트먼트의 에릭 큐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하락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패닉(공황) 상태가 아니라 질서정연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주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23.85로 전 거래일보다 7.41% 하락했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 리서치의 랜디 프레드릭 상무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지만 패닉 상태는 아니라는 것을 말해 준다”며 이는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급락으로 S&P500과 다우지수는 200일 평균 이동선 아래로 내려갔다. 분더리히 증권의 아트 호건 수석 전략분석가는 “이미 예상했던 기술적인 피해가 일부 나타났다”며 “외환시장의 움직임이 증시보다 더 크기 때문에 이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고 후폭풍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3% 넘게 하락하며 31년 최저치 행진을 이어갔고 유로화 역시 1% 가까이 떨어졌다. 반면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이틀 연속 상승했다. 달러 강세는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며 관련 업종의 주가도 급락했다.

IG의 조슈아 마호니 애널리스트는 “세계 중앙은행들이 이번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역사적인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은 영란은행이 6월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50%로 보고 있고 미국의 금리 인상은 물 건너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