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흑자 1조' K뷰티…기능성 화장품 확대로 '진화' 시작

기능성 화장품의 기준이 확대되면서 'K뷰티'가 질적 성장을 이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근 식약처가 자외선 차단 지수 표시 등급을 확대하는 범위가 확대되면 해외 진출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자외선 차단제에 대해 자외선A 차단지수(PA)를 3등급에서 4등급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기능성화장품 심사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지난 24일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기존 PA+++에서 한단계 높은 PA++++ 등급의 제품을 기능성 화장품으로 출시할 수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이미 4등급으로 관리하고 있고 중국도 올해 12월에 4등급으로 확대할 예정이다"라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해외 등급 기준과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기능성 화장품의 범위가 넓어지면 국내 화장품 산업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생산 실적 10조원, 무역수지 흑자 1조원을 돌파할 만큼 성장했지만 그에 비해 국내 화장품 관련 규제가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김주덕 성신여대 메이크업디자인학과 교수는 "K뷰티의 인기 중심에는 '기능성 화장품'이 있는데 업체들의 우수한 기술력에 비해 국내에서 규정하는 범위는 제한적"이라며 "화장품은 '이미지 산업'인데 광고 실증제 등으로 행정 처분을 받으면 회사는 물론 브랜드 전체에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백, 주름개선, 자외선 차단 등 3가지 기능이 검증된 제품에 한해서 '기능성 화장품'으로 인정하는 기존 규정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화장품심사과 이윤제 과장은 "기존에 의약외품으로 분류됐던 탈모 방지제, 염모제 등도 기능성 화장품으로 재분류하고 여드름과 아토피 피부용 제품도 포함시키는 새 규정을 만드는 것에 대해 검토중이다"라고 말했다.

화장품 업계는 이같은 분위기에 반색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수출시 그만큼 고객들에게 더 많은 기능을 알릴 수 있고 기존에 의약외품으로 분류됐던 제품들이 화장품으로 분류되면 관련 제품 개발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며 "해외 제품들과의 경쟁에서도 경쟁력이 강화될 뿐만 아니라 수출에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새 화장품 브랜드 론칭을 앞두고 있는 중소기업 관계자는 "후발주자인 데다가 회사 규모가 작은데 제품 개발 범위가 넓어지면 도전할 수 있는 분야가 많아져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우수한 R&D 능력을 갖춘 대기업들은 규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OEM에 의존해야 하는 중소 업체들은 여전히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윤제 과장은 "앞으로 기준 변화에 따라 화장품 산업이 더욱 확장될텐데 기술력 싸움에서 중소기업이 국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가 될 것"이라며 "중소기업일수록 동남아, 남미 등 중국 외 다른 지역으로 진출해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