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23개월 재수사로 조희팔 사망 결론…71명 재판에

조희팔

검찰이 5조원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58) 사건에 대한 23개월에 걸친 재수사를 통해 총 71명을 재판에 넘겼다. 조씨는 도피 중 중국에서 사망한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나왔다.


'조희팔 다단계 사기 사건'은 2004년~2008년 조씨가 전국에 10여개 유사 수신 업체를 차려 놓고 "의료 기기 대여업으로 30~40%의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여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채 중국으로 도주한 사건이다.

대구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주필)는 2일 조희팔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검찰은 이에 따라 조씨에 대해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

조씨는 2011년 11월 18일 중국 산둥성 위해시 소재 호텔에서 쓰러져 다음날 급성 심근경색으로 인한 돌연사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조씨 시신이나 DNA를 통해 사망 사실이 100% 확인되지 않은 데다 목격설도 끊이지 않아 논란이 됐다.

검찰은 "사망 상시 장례식, 화장장 등에 참석한 조희팔의 가족과 지인 14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일관되게 조씨가 사망했다고 진술했다"며 "조씨 치료를 담당했던 중국인 의사도 조씨가 사망한 것이 맞다고 확인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씨 사망을 목격했다는 2명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 이 진술은 진실인 것으로 회신됐다"며 "조씨 사망 직후 채취했다며 제출된 모발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 조씨 장례식 영상 등도 모두 조씨 사망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또 "언론에서 제기된 조씨 생존 여부에 대한 의혹도 모두 확인해봤으나 조씨 생존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다만 화장된 조씨 유골에 대한 유전자 검사는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조씨가 올린 매출이 5조715억원에 달하며 2900억원이 범죄수익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피해자들은 피해액이 8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해왔는데 검찰은 "실제 범죄수익금은 총 매출액에서 피해자들에게 지급된 4조8701억여원을 제외한 2014억여원과 9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미확인 현금·수표의 개략적 합산액인 약 2900억원대"라고 밝혔다.

검찰은 또 조씨를 비호했던 것으로 드러난 경찰, 검찰 수사관 등을 재판에 넘기며 "정관계 로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했다. 검찰은 조씨가 폭력배, 종교계 유명인사의 동생 등에게 구명로비 명목으로 돈을 건넨 사실은 있지만 실제로 이들은 개인적으로 이 돈을 대부분 사용했고 실제 로비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결론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조씨 밀항을 둘러싼 해경 관계자의 비호 의혹 등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들도 철저히 확인했지만 본격적인 수사로 나아갈만한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검찰은 범죄수익에 대한 추적을 통해 현재까지 720억원의 공탁 및 회수조치를 이끌어 냈고 그 외에 232억원에 대한 추징보전명령도 받아놨다. 검찰은 "피해자들에 대한 신속한 피해회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련 민사절차 등에도 필요한 협조를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