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세액공제 등 中企·창업 위한 환경 조성

정부가 일반법인의 벤처기업 출자에 대해 법인세 공제를 추진한다. 기업의 막대한 사내 유보금을 벤처기업 투자로 유도하겠다는 목적이다. 사회통합을 위한 부문 간 격차해소 일환으로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를 완화하는 한편,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한 제재 강화에도 나선다.

정부가 28일 발표한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는 일반법인이 벤처기업에 출자한 금액을 세액 공제하는 제도를 신설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벤처 투자와 관련해 개인투자자 중심의 세제지원 체계를 기업을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것.


그동안 벤처업계는 일반법인의 벤처투자에 대한 세제지원 강화를 요구했다. 30대 대기업의 사내 유보금만 750조원을 웃돌 정도로 뭉칫돈이 곳간에 쌓이고 있어 세제지원을 확대하면 일부 자금을 벤처투자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이번 방안은 양도세 등 비과세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전에 없던 세제지원을 신규 추진한다는 점에서 일반법인의 벤처투자 확대에 긍정적 신호를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세액공제율 등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반영해 9월 국회에 제출한 뒤 내년부터 시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혁신형 M&A(인수·합병)를 활성화하기 위해 인수대금의 현금지급 비율(80% 초과) 등 법인세 공제요건을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대기업이 기술을 가진 벤처기업을 제값을 주고 인수할 경우 세제지원을 확대한다는 것.


그동안 벤처업계는 대기업·중견기업이 벤처기업을 인수·합병할 경우 법인세 공제를 10%에서 50%로 확대하는 방안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이 같은 방안에 부담을 느껴 인수대금의 현금지급을 늘려 매도자인 벤처기업의 유동성을 확충하는 방안을 절충한 것으로 보인다.

근로소득 상위 10%에 속하는 근로자에 대한 임금인상을 자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중소기업으로 인력을 유도하는 한편,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인 대기업 근로자 임금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설정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내일채움공제와 고용디딤돌 등을 활용해 중소기업 근로자 자산 형성도 지원한다.

대기업(원도급업체)이 협력 중소기업(하도급업체)에 보복 행위를 하거나 기술을 유용하는 등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서는 감시와 제재 조치도 강화한다. 보복행위로 고발조치될 경우 공공기관 입찰을 제한하는 한편, 기술유용은 최대 5억원의 정액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방식이다.

김경만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양질 일자리와 사회통합을 위해 정부가 마련한 '상위 10% 근로자 임금인상 자제 등 대기업 임금 합리적 설정 유도'와 '불공정 거래행위 감시·재제 강화' 방안 등은 노동시장 이중구조 및 중소기업 인력난 문제 해소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대기업집단 기준 상향 재검토를 비롯해 기업 지불 능력을 고려한 최저임금 수준 결정,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합리적 개선 등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내용이 추가적으로 반영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