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쇼크로 바겐세일? 電車 저가매수 나선 기관

/그래픽=김현정 디자이너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여파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국내 기관들이 이틀째 적극적인 매수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전기전자(IT), 자동차 등 대형 수출주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다.


28일 코스피시장에서 기관은 1572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전기전자, 운송장비(차, 조선)업종에서 각각 666억원 362억원을 순매수했다. 전일도 기관은 코스피시장에서 4081억원을 순매수했고 특히 전기전자, 운송장비를 1554억원, 877억원 순매수하며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지난주 브렉시트 결정 이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청산가치 이하로 주가가 떨어진 종목들이 급증했다. 12개월 선행 PBR(주가수익비율)이 1배 이하인 종목은 기관 예상치가 있는 종목 287개 가운데 절반이 넘는 151개였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자산을 다 팔고 청산할 때 가치보다 주가 수준이 낮다는 의미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에서 PBR 1배 미만인 151개 종목 가운데 SK하이닉스(0.97배), 현대차(0.54배), 기아차(0.63배), LG디스플레이(0.7배) 등 IT, 자동차 주요 종목들도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1.01배 수준이었다. 이 밖에 하나금융지주(0.29배), KB금융(0.4배), 롯데쇼핑(0.35배), 포스코(0.37배) 한국전력(0.48배) 등 주요 업종 대형주들 밸류에이션도 크게 낮아진 상태다.

특히 IT, 자동차의 경우 밸류에이션 매력이 생긴 가운데 최근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데다 엔고 수혜에 대한 전망이 반영되고 있다. 브렉시트 결과가 나온 24일 달러당 엔화는 99엔까지 떨어졌다가 현재 101엔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올 초 120엔대였던 엔화 가치가 15% 넘게 오른 셈이다. 원엔 환율(100엔당)도 크게 출렁여 24일 62.89원 급등한 1151원을 기록한데 이어 27일에도 11.7원 상승했다.


동부증권은 브렉시트의 산업별 영향에 대해 "자동차업종은 유럽 수출 비중이 높아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투자자들의 경우 일본과 경합관계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긍정적이고 IT는 원달러 환율에 따른 단기적인 득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2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실적 상향 조정 흐름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오는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7조2300억원으로 일주일 전에 비해 1% 상향 조정됐고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는 각각 0.3%, 0.05%씩 높아졌다. 현대차, SK하이닉스 등은 소폭 하향 조정됐다.

김경욱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렉시트가 단기적으로 기업들의 펀더멘털를 훼손시키는 요인이 아닌데다 글로벌 주요국의 정책 대응에 대한 기대가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비중 축소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이라며 "실적개선, 엔고, 추경 등의 모멘텀을 받을 수 있는 IT, 반도체, 자동차, 건설 등 경기민감주 전반에 대한 비중 확대를 고려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