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에 남몰래 웃는 네이버-라인

네이버 (182,700원 ▼1,000 -0.54%)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엔화가치 상승에 남몰래 웃고 있다. 일본과 미국증시에 동시에 상장하는 자회사 '라인'의 기업가치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업공개(IPO) 흥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라인은 28일 주당 공모가밴드를 2700~3200엔(원화 3만1000~3만6800원)으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라인이 브렉시트로 인해 IPO 일정을 연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돌기도 했으나, 라인은 정해진 일정대로 상장을 진행하기로 했다.

브렉시트로 인해 금융시장이 불안해진 것은 맞지만, 이로 인해 엔화가치가 급격히 오르며 일본 사업비중이 높은 라인에 호재가 됐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28일 원/엔 환율은 100엔 당 1145.93원으로, 브렉시트 여부 국민투표 전날인 지난 23일(1083.2원)에 비해 5.79% 올랐다. 라인의 전체 매출 대비 일본 매출 비중은 30%를 차지한다. 엔화가치 상승이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된다는 얘기다.


IB업계 관계자는 "IPO 주관사를 맡고 있는 모건스탠리와 노무라증권이 최근 브렉시트가 라인 IPO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며 "이들은 브렉시트가 라인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결론에 따라 IPO 일정을 예정대로 추진키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라인은 이 결과를 반영하기 위해 공모가 밴드 확정일을 하루 미뤘다"며 "최종 공모가가 어느 선에서 결정될 지는 두고 볼 일이나 일단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브렉시트 전에 시장에서 예상된 라인의 공모가 컨센서스는 주당 2800엔 수준이었다. 분위기가 나쁘지 않아 밴드 상단인 3200엔으로 공모가가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두 금액의 차이는 400엔에 불과하나 공모 신주 3500만주를 곱하면 140억엔(한화 1612억원)에 달한다. 브렉시트가 없었다면 생각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브렉시트로 인해 오히려 140억엔(약 1612억원)의 투자를 추가로 유치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라인은 이달 29일 수요예측을 실시, 다음달 11일 공모가격을 확정한다. 이어 12~13일 공모주 청약을 마친 후 15일 도쿄증권거래소와 뉴욕증권거래소에 각각 상장된다.

상장과정에서 발행되는 신주(일본 1300만주+미국 2200만주)를 원화로 환산하면 최대 1조2772억원에 달한다. 초과배정옵션 525만주가 추가로 발행되면 최대 1290억엔(1조5000억원)까지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기술 분야 딜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며 "라인의 IPO가 성공하면 페이스북 메신저와 중국의 위책 등의 IPO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시금석딜'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이번 공모자금을 △전략적 M&A(인수합병) △서비스 및 설비 투자 △운전자금 확충 △부채상환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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