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환율 '폭풍전야'…인민은행 승부수 던질까?

브렉시트 이후 위험 자산의 가치가 급락하면서 위안화 평가절하로 위안화 환율도 연일 고점을 갈아치우고 있다. 인민은행이 외환 보유고를 풀어 환율 방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위안화 환율이 연일 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달러 강세로 위안화 평가절하가 그만큼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민은행이 달러 보유고를 더 풀어 환율 방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런 상황에서 중장기적으로 런던이 세계 금융 중심지로서 지위를 잃게 돼 위안화 국제화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있다.

28일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당 위안화 환율 중간 가격을 6.6528위안으로 고시하며 위안화 환율은 또다시 5년6개월 신고점을 갈아치웠다. 전날 위안화는 전일대비 0.91%나 평가절하되며 위안화 환율은 2010년 12월 이래 신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날도 위안화는 0.23% 평가절하되며 위안화 환율 고점을 다시 바꿨다. 위안화 평가절하는 그만큼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쟈오샹증권 씨에야쉬안 애널리스트는 “브렉시트 이후 위험 자산의 손실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며 “위안화 평가절하가 가파르게 진행돼 해외자금이 중국에서 빠져나가려는 압력이 커지고 있고, 그만큼 환율은 또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위안화는 달러나 엔화와 달리 전 세계의 대표적인 위험 자산으로 불린다. 일부에서는 위안화 환율이 조만간 달러당 6.8위안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날 중간 가격 기준 2.2%만 더 오르면 6.8위안 벽은 무너진다.

이 때문에 외환시장의 눈은 인민은행만 바라보고 있다. 무엇보다 외환 보유고에서 달러를 풀어 환율 방어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중국 신경보는 인민은행 화폐정책위원회 관계자를 인용해 “만약 위안화 환율이 단기간에 더 급격히 절하될 경우 인민은행은 외환 보유고를 풀어 환율 균형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예전만 못한 외환보유고가 부담이다. 중국의 5월 외환보유고는 3조1917억달러로 올 들어서만 7000억달러 이상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적정 외환보유고 기준을 적용하면 중국은 2조7000억달러의 외환보유고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민은행의 실탄 여력이 크지 않은 셈이다. 일부에서는 중국 정부가 채권시장을 개방해 해외 자금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미국 공개시장위원회가 열리는 7월·9월 금리 인상 확률이 0%로 나타나 위안화 환율 방어는 더욱 급박해진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위안화가 중장기적으로도 위기를 맞을 수 있는 것으로 본다. 브렉시트로 런던이 세계 금융 중심지 지위를 잃게 되면 위안화 국제화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어서다. 위안화는 2012년부터 런던을 중심으로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해왔다. 중국 밖에서 위안화 표시 국채를 발행하는 유일한 곳이 런던일 정도다.

그러나 브렉시트로 런던 금융시장의 경쟁력이 사라지면 중국 정부의 위안화 국제화 전략은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국무원발전연구중심 세계발전연구소 딩이판 부소장은 “런던이 세계 금융 중심지 지위에 중대한 도전을 맞게 됐다”며 “런던이 지위를 잃으면 위안화가 더 많은 지지를 받지 못하게 되고 국제화에도 타격이 있다”고 밝혔다.

이미 JP모건과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그룹, 모건스탠리 같은 세계 주요 은행들은 영국을 떠나 프랑크푸르트나 파리 등으로 유럽의 주 거점을 옮길 방침이다. 프랑크푸르트가 런던의 지위를 넘겨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