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호주 익시스 CPF 9월 출항 힘들다"

박대영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9,640원 ▲10 +0.10%) 사장이 호주 익시스 지역에 설치되는 CPF(해양가스생산설비)와 관련, 오는 9월중 '출항(Sail Away)'이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익시스 CPF 출항은 익시스 가스전을 공동 개발하는 일본 인펙스, 프랑스 토탈과 이미 한차례 연기 합의돼 올해 9월로 예정된 바 있으나, 또 한차례 출항 연기가 불가피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2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노르웨이 경제협력위원회'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호주 익시스 CPF 출항 시기 질문을 받고 "9월에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끝나는 게 있고(공정 완료 및 출항), 호주에 들어가는 기간(인도 및 설치)이 있다"며 "우리는 (공정이) 거의 끝나가고 있는데 (공정 완료는) 올해 연말을 목표로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호주로 들어가는 기간이 우리로 치면 태풍(사이클론) 기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익시스 CPF는 2012년 삼성중공업이 일본 인펙스로부터 27억달러에 수주했고, 공정지연으로 삼성중공업에 손실을 입힌 바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77% 공정률이며, 오는 9월 현지 해양가스생산지로 출항할 예정이었다.

조선업계에서는 9월 중 출항이 힘들다면 출항 시기가 내년 5월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악명 높은' 호주의 사이클론 때문이다. 호주의 공식 사이클론 기간은 일반적으로 11월 1일 시작해 4월 30일 종료된다. 사이클론은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지인 호주의 광산 채굴을 일시 중단시켜 철광석 가격 상승을 이끌 정도로 전세계 산업 지형에 영향을 끼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11월 사이클론이 시작하지만 10월도 호주는 리스크가 커 해양플랜트 출항을 하지 않는 것이 상식"이라며 "3조원 규모에 달하는 익시스 CPF를 위험천만하게 10월 이후 띄우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호주 익시스 CPF 프로젝트는 일본 인펙스가 CPF는 삼성중공업에,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는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한 프로젝트다. 호주 익시스 지역에 설치되며, 설치 후 운영은 프랑스 토탈사가 맡는다.

대우조선해양은 9월말 FPSO 출항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삼성중공업 일정과 상관없이 우리 FPSO 출항은 9월말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익시스 CPF는 인도시 건조대금의 60%를 받는 '헤비테일' 방식이 아니어서 삼성중공업의 현금흐름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전망이다.

박 사장은 "공정률(progress rate)에 따라 돈을 받는 방식"이라며 "발주처(일본 인펙스) 및 운영주체(프랑스 토탈)와 협력적으로 잘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