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제 2막'…럭셔리 브랜드 온라인 진출 가속화

명품 잡화·의류 브랜드들이 도도했던 콧대를 꺾고 온라인몰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둔화된 성장률을 만회하고 온라인 구매 증가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지난주 삼성물산이 수입·판매하는 명품 잡화 브랜드 토리버치가 한국 진출 7년만에 공식 온라인몰을 오픈했다. 병행수입 및 직구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한 소비자 구매가 확대되는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핸드백, 스카프, 액세서리 등 온라인에서만 판매하는 상품을 비롯 500여가지 상품을 갖췄다. 직구나 병행수입 대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진품 보증카드를 제공하고 AS,교환,환불 등에 있어 체계적인 관리로 소비자 만족을 높여가겠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한국 공식 온라인 스토어 론칭을 계기로 국내 소비자의 수요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반영해 사이트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브랜드 디올도 이달 잡화, 액세서리 제품을 판매하는 직영 온라인몰 '디올 온라인 부띠끄' 문을 열었다. 프랑스와 영국, 이탈리아 등에서 온라인몰을 운영해왔지만 아시아에서 문을 연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명품 브랜드들의 국내 온라인 진출은 2011년 구찌가 최초로 온라인 직영몰을 시작한 이래 버버리, 톰브라운 등이 잇따라 문을 열며 최근 가속화하고 있다. 프라다, 페라가모 등 다수 명품 브랜드들도 온라인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가 최근 발표한 럭셔리 시장조사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명품시장 규모는 2530유로(약 328조원)로 환율영향을 배제한 실질 성장률은 전년 대비 1%수준에 그쳤다.

베인앤컴퍼니는 명품 시장이 '저성장 국면'에 돌입했다고 진단하며 향후 2020년까지 2~3%대 연평균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온라인 채널의 경우 2020년까지 연평균 15%의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말 오픈한 디올 공식 온라인몰 구매 화면 캡처

국내에서도 온라인 명품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신세계백화점의 공식 온라인몰 'SSG닷컴'에 명품들이 속속 매장 문을 열고 있다. 2013년과 2014년 구찌와 페라가모가 전 세계 최초로 'SSG닷컴' 내 온라인 스토어를 공식 오픈한 이래 버버리, 톰포드 뷰티, 몽블랑까지 라인업이 강화되고 있다. 온라인판 신세계백화점에 브랜드들이 입점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온라인 명품 매출 성장률도 가파르다. 지난해와 올 상반기의 오프라인 명품 매출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 5.5% 수준으로 늘어나며 성장세가 둔화된 반면 온라인의 경우 96%, 163% 고공 성장했다.

김예철 SSG닷컴 상무는 "과거 명품 브랜드들이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훼손될 것을 우려해 온라인 사업에 소극적이었지만 최근 미래 주요 고객인 젊은 층을 잡기 위해 온라인이 중요하다는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