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7천억 블라인드펀드 운용사 이달내 선정

국민연금이 이달 내로 7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은 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을 완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VIG파트너스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날 위탁운용사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를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PT) 심사를 실시했다. 지난주까지 실시한 현장실사와 이날 PT 심사를 통해 이달 안에 위탁운용사 선정 작업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대체투자 차원에서 7000억원 규모 블라인드 펀드에 출자한다. 이중 라지캡(대기업) 분야에 2곳의 운용사를 선정해 각각 2500억원, 미드캡(중견·중소) 분야에 2곳의 운용사를 선정해 각각 1000억원씩 출자할 예정이다.

특히 라지캡 분야 운용사에 누가 선정될지가 관심사다. 국민연금을 제외한 다른 연기금과 공제회들이 지난해 대체투자를 위한 블라인드 펀드 출자에 잇따라 나선 이후 올해 들어서는 펀드 출자를 망설이고 있어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숏리스트에는 스카이레이크와 VIG파트너스, 케이스톤파트너스, IDG캐피탈이 뽑혔다.

스카이레이크는 국민연금의 라지캡 분야 위탁운용사에 선정될 경우 이를 종잣돈으로 올해 안에 5000억원 이상의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스카이레이크는 그동안 주로 IT(정보통신) 분야 기업을 대상으로 바이아웃(경영참여형 사모펀드) 혹은 일부 지분투자에 나섰다. 계획대로 조성할 경우 내부적으로 12번째 펀드다.


보고인베스트먼트에서 분리된 VIG파트너스는 버거킹 등 2호펀드의 성공 사례를 발판으로 6000억원 규모의 3호 펀드를 조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주로 소비재 기업 위주로 바이아웃 투자에 집중해왔다. VIG파트너스의 3호 펀드레이징(투자금 유치) 성공 여부는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선정 여부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다른 후보인 케이스톤파트너스는 삼일회계법인 출신 유현갑 대표가 이끄는 사모펀드 운용사로 지난해 금호고속 지분 매각으로 시장의 눈길을 끌었다. 대기업 M&A(인수합병)뿐 아니라 우창공업 등 한계에 봉착한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텐센트와 바이두 등에 투자하며 유명세를 탄 중국 1위 벤처캐피탈 기업 IDG캐피탈은 최근 국내 지사를 설립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투자 영역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미드캡 분야에는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 LB인베스트먼트, SG PE 등이 2곳의 위탁운용사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라지캡 분야에선 그동안 국내 M&A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경험이 있는 스카이레이크와 VIG파트너스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케이스톤파트너스와 IDG캐피탈도 만만한 상대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