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보고서 조작' 서울대 교수 "방어권 위해 보석해달라"

머니투데이

이경은 기자

옥시 측에 유리한 내용으로 연구 보고서를 조작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서울대 수의과대학 조모 교수(57)./사진=뉴스1

가습기 살균제 유해성 연구 보고서를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측에 유리하게 만들어주고 뒷돈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대 교수가 "피고인 방어를 위해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남성민) 심리로 28일 열린 서울대 조모(56) 교수에 대한 보석 심문기일에서 조 교수의 변호인은 "전문 분야와 관련된 사안인만큼 조 교수를 접견해 안전성 평가나 실험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변론을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다"며 보석 신청 사유를 밝혔다.

또 "구속 후 연구비 지급과 연구과제·논문 진행이 중단돼 조 교수가 지도하던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도교수 변경 등 적절한 조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 측은 "보석이 허가되면 사안의 중요성과 교수라는 지위 등에 비춰볼 때 증거가 위조·조작될 가능성이 높다"며 "도주의 우려도 크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이어 "변호인이 말하는 불구속 사유는 대체로 조 교수를 석방할 만큼 중요한 사안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보석 청구를 기각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법정에 나온 조 교수는 "지도교수로서 젊은 학생들이 장래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 최소한의 도리를 하고 싶다"며 "생명과학을 이끌 후속세대들에게 장애가 됐다는 것이 큰 고통"이라고 호소했다.

앞서 조 교수는 지난달 7일 증거위조 및 수뢰 후 부정처사 혐의로 구속된 뒤 법원에 구속이 합당한지 다시 판단해 달라는 적부심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조 교수는 첫 재판이 열리기 전날인 지난 9일 재판부에 보석신청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