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조+α' 추경 수혜주는 경기소비재

경기와 내수 침체 영향권에 놓이며 주가가 부진했던 소비재가 반등 타이밍을 노리고 있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와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들이 쏟아지면서 자동차와 화장품 등 경기에 민감한 일부 소비재 업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8일 청와대는 '2016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일환으로 추경 10조원을 포함한 20조원 규모의 재정보강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로 인하한 것에 이어 이달에만 큼직한 경기부양책을 두 번 발표한 셈이다.

29일 KOSPI200 경기소비재 업종지수는 전일대비 0.38% 오른 1614.49에 장을 마쳤다. 생활소비재 지수는 1.42% 올라 1504.99에 마감했다. 섬유의복 지수와 운송장비 지수는 각각 0.54%, 0.23% 상승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3년 사이 경기 진작용 추경예산안 제출 후 6개월간 업종별 수익률을 비교해 본 결과, 경기소비재의 수익률이 35.5%로 가장 높게 나왔다. 이외에도 금융과 IT 등이 각각 20.8%와 16.8%로 뒤를 이었다.

특히 자동차 부문의 경우 이번 하반기 경제정책안 중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수혜를 볼 전망이다. 정부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 연말까지 2007년 이전에 출고된 노후 경유차를 신형 승용차로 교체할 경우 개별소비세를 5%에서 1.5%로 낮춰 최대 100만원 감면해주기로 했다.


여기에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엔고(高) 효과가 지속될 경우 일본 업체 대비 가격경쟁력이 생겨 주가가 더욱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엔/달러 환율은 브렉시트 이후 4% 가까이 떨어졌으나 이날은 전일대비 1.04% 오른 102.69를 기록했다. 이날 현대차 (242,000원 ▲500 +0.21%)와 기아차 (114,700원 ▲100 +0.09%)의 주가 흐름은 지지부진했으나, 만도 (32,700원 ▼350 -1.06%) 한국타이어 (63,100원 ▲3,100 +5.17%) 한온시스템 (5,220원 ▼160 -2.97%) 등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2~3%대 상승 마감했다.

가전제품 판매 실적도 개선될 전망이다. 정부는 내달부터 9월까지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가전제품 구입 시 구매 비용의 10% 가량을 환급해주기로 결정했다. 대상품목은 에어컨과 일반·김치냉장고, TV, 공기청정기 등으로 품목별로 20만원, 가구별로 40만원까지 지원한다.

이날 쿠쿠전자 (18,300원 ▲260 +1.44%)는 1.78% 오른 14만3000원에, 코웨이 (55,500원 ▲200 +0.36%)는 0.48% 증가해 10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외에도 유통업체인 현대백화점 (49,600원 ▼400 -0.80%) 롯데쇼핑 (65,300원 ▼2,000 -2.97%) 신세계 (160,300원 ▼600 -0.37%) 등이 모두 상승폭을 보였다.

옥혜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추경이 경기 부양에 방점이 찍히는 만큼 경기민감주들이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는다"며 "하지만 한국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줄어들어 증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 추경 기대감을 이용한 직접적인 투자를 하기보다는 경기 회복을 가시적으로 확인한 다음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