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교육 하루에 '집중'하면 좋을까…'아트데이' 시범학교 35개 선정

./자료제공=문화체육관광부

#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A 중학교는 2학기를 맞아 매주 수요일 하루 4시간 씩 판소리, 작곡, 웹툰, 사진 등 정규 교과 과정에서 접하기 힘들던 예술 분야를 가르치는 7개 반을 편성한다.

# 김해 B 중학교는 2학기 매주 목요일마다 4시간 씩 댄스, 뮤지컬, 음악, 영화, 만화?애니메이션 등을 강의하는 9개 반을 마련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3개 시도 교육청이 예술 집중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오늘은 예술학교’(아트데이) 선정 대상 중학교 학생이 마주할 2학기 풍경이다.

문체부는 ‘아트데이’를 운영할 서울과 경기, 경남 등 3개 지역의 35개 중학교를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아트데이는 여러 날에 걸쳐 하던 예술 과목을 하루로 몰아 집중 교육할 수 있게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올 2학기부터 중학교 전체에 중간·기말 고사를 보지 않는 대신 토론과 실습을 중심으로 진로 교육을 받는 자유학기제를 전면 실시한다.

아트데이 운영 학교로 선정된 35개 중학교는 2학기 기본 교과 수업이나 자유학기활동 시간 일부를 ‘아트데이’ 수업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아트데이 교육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설문을 기반으로 준비된다. 문체부에 따르면 학생들은 ‘아트데이’ 개설 희망 수업으로 목공예, 국악 등 장르와 매체를 넘나드는 예술 부문을 꼽았다. 최종 조정이 남았지만 이 같은 설문 결과를 기반으로 학교마다 다양한 수업이 개설될 예정이다.

문체부 측은 ‘아트데이’를 통해 학생들이 예술에 대한 ‘꿈’과 ‘끼’를 키우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트데이’ 운영 방식에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학교별 ‘아트데이’ 수업 시간을 기존 예술 교과(기본 교과) 시간과 묶는 ‘블록 타임’ 방식을 도입해서다. 이 방식을 택하면 기존 음악, 미술 등 예술 전반에 대한 교육 기회가 줄어들고 예술의 특정 장르만을 경험하게 된다.


일례로 한 중학교는 댄스나 뮤지컬 음악 등 수업을 ‘아트데이’에 개설할 예정인데 수업 시간은 4시간으로 구성했다. 만약 이 학교가 음악·미술 교육 시간을 할애해 ‘아트데이’ 교육 프로그램 시간을 마련하면 학생들은 기존 예술 수업과 멀어지는 셈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아트데이’로 인해 한 학기 동안 기존 음악이나 미술 교과 과정을 학생들이 접하지 못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다른 측면에서, 학생들이 한 가지 분야를 집중해 배움으로써 관련한 재능을 계발하거나 흥미를 이어갈 수 있는 지점이 있기 때문에 ‘아트데이’ 역시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예술 교과를 ‘아트데이’ 수업 시간 마련에 쓰는 것을 우선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학교마다 사정이 달라 일률적으로 미술이나 음악 과목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