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조직혁신, 사장들에 "직원 창의력 키우려면…"

/사진=김대진 교수 개인 홈페이지

최근 조직문화 혁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삼성이 구성원들의 '독창성'을 기르는 방안에 대해 고민했다.

29일 삼성에 따르면 이날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 협의회에서 피아니스트 겸 지휘자로 활동 중인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음악원 교수(54·사진)가 '예술교육의 본질'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 교수는 미국 줄리어드 음악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수여 받았고 한예종 음악원 기악과 교수, 금호아트홀 챔버뮤직 소사이어티 음악감독 등을 지냈다. 현재 한예종 음악원 기악과 과장, 제6대 수원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다.

김 교수는 세계 대회에서 상을 휩쓸며 차세대 피아니스트로 성장 중인 손열음, 김선욱, 문지영 등의 연주자들을 길러낸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특정 연주스타일을 강요하지 않고 연주자들의 '개성'과 '독창성'을 강조한다는 것이 가르침의 철학이다.

이날 강연은 김 교수의 교육 현장에서의 실제 경험을 토대로 창의력을 갖춘 인재들을 어떻게 발굴하고 키워 낼 수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남들과 다름을 두려워하는 분위기 속에서 독창성이 길러지긴 어려우며 호로비츠나 루빈스타인과 같은 명연주자들이 나오려면 개인의 주관과 다름을 인정해주는 분위기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

특히 이같은 고민은 예술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최근 기업과 전 사회적인 성찰과 맞닿아 있다는 주장에 많은 삼성 사장단이 공감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김 교수의 강연은 최근 삼성이 마치 구글처럼 유연하고 창의력이 넘치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 중인 가운데 이뤄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스타트업 컬처 문화 혁신 선포식'을 이행한데 이어 연공서열을 폐지하고 능력을 위주로 직급을 개편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인사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이밖에 임직원간 공통호칭을 '님'으로 부르도록 하고 눈치성 잔업과 특근을 없애도록 하며 회의는 간결함과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등, 조직문화 대수술에 돌입했다.

이날 김 교수의 강연을 들은 한 사장은 "세계인과 겨루는 유수 콩쿨 대회에서 우승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기교나 훈련을 넘어선 독창성이라는 점이 와닿았다"며 "앞으로 경영활동을 해 나가는데 있어서도 활용할 만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 수요사장단 협의회는 매주 수요일 오전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진행된다. 매주 각계 저명인사가 초빙돼 사회 전반의 화두에 대해 고민하며 강연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된다.

삼성 서초사옥 전경/사진=머니투데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