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장동현 벤처육성 '뚝심' 글로벌 첫 결실

29일 'MWC 상하이 2016'에서 SK텔레콤의 육성벤처 와이젯, 이지벨이 중국 2위 통신사과 투자협약을 맺었다. 사진 윗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짱퐌 차이나유니콤 부총재, 장동현 SK텔레콤 CEO, 임종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 박철순 와이젯 대표, 마리쫑 차이나유니콤엔젤펀드 대표, 김종민 이지벨 대표. /사진제공= SK텔레콤

SK텔레콤 (51,100원 0.00%) 육성벤처 ‘와이젯’과 ‘이지벨’이 중국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현지 제2 이동통신사인 차이나유니콤으로부터 각각 9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한 것. SK텔레콤 CEO 취임 초부터 벤처와의 동반성장을 강조해왔던 장동현 사장의 뚝심이 이뤄낸 결실로 주목받고 있다.

◇차이나유니콤, 와이젯·이지벨 투자= 차이나유니콤은 29일 중국 상하이에 와이젯과 이지벨 등 국내 벤처 2곳에 각각 9억원 규모를 투자키로 협약을 체결했다.


이들 벤처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와 SK텔레콤이 지원하는 벤처 육성 프로그램 ‘드림벤처스타(이하 DVS)’ 2기 기업들이다. 와이젯은 모바일 게임에 적합한 무선 무(無)지연 고속영상 전달 솔루션을, 이지벨은 3D 입체영상 셀프(셀프카메라)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협약식에는 장동현 SK텔레콤 대표이사와 임종태 대전센터장, 차이나유니콤에서는 마 리쭝 유니콤-쉔조이 엔젤펀드 대표가 참석했다. 2억52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차이나유니콤은 발전 가능성이 높은 벤처업체를 발굴·투자하는 엔젤펀드를 운영 중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차이나유니콤과 벤처 공동육성을 합의한 이후 성공 가능성이 높은 벤처기업들을 지속적으로 추천해왔다. 이번 투자협약이 첫번째 결실이다.


차이나유니콤의 벤처투자를 담당하는 '유니콤-쉔조이 엔젤펀드'의 마 리쭝 대표는 “차이나유니콤 엔젤펀드는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 성장의 열망을 갖고 있는 벤처기업의 성공을 위해 마련된 기금”이라며 “기술력과 사업성을 갖춘 와이젯과 이지벨은 중국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 성공 스토리를 써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들 벤처는 투자협약을 기반으로 하반기 중국시장에 진출한다. 김종민 이지벨 대표는 “연내 중국시장의 성공을 바탕으로 향후 세계 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와이젯의 박철순 대표도 “SK텔레콤의 지원 속에 글로벌 시장 진출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장동현 사장 “대기업-벤처 성공사례 만들겠다”=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의 벤처 사랑도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SK 창조경제혁신추진단장을 겸임 중인 장 사장은 지난해 4월 취임 후 첫 간담회에서 “벤처·스타트업·중소기업 등 다양한 파트너들과 차세대 플랫폼을 함께 만들며 새로운 성장을 주도하겠다”며 동반성장 의지를 강조했다.

이후 창조경제혁신센터와 ‘브라보!리스타트’ 참여사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정책에 나서왔다. 당초 40대 이상 중장년층으로 제한했던 ‘브라보!리스타트’ 지원 대상을 청년층까지 확대한 것도 장 사장이다.

올해 1월 말 선정된 ‘브라보! 리스타트’ 참여사 12곳 중 3곳은 계약 성과를 거두며 올해만 8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장 사장은 지난 3월 크레모텍과 씨메스, 패밀리 등 육성벤처 3곳에 지분 매입방식의 직접 투자도 단행했다.

경영권 독립을 보장하는 선에서 지분을 투자하고, 판로개척과 마케팅 등 벤처의 생존과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로 SK텔레콤이 기존의 창업·보육 중심의 벤처 지원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벤처 지원에 나선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올해 MWC상하이 행사에서 벤처기업만으로 SK텔레콤 단독 전시관을 꾸린 것도 장 사장의 의지에서 기획됐다는 후문이다. 메인 전시관에 자리한 SK텔레콤 전시관에는 이지벨과 와이젯 외에도 시리우스, 패밀리, 버드레터, 스탠다드에너지, 피닝, 플라즈맵, 스페클립스, 팝페이 등 DVS 2기 8개 업체와 라인어스, 비츠웰, 아키드로우, 래드손 등 SK텔레콤의 대표 벤처육성프로그램 ‘브라보!리스타트’ 소속 4개 업체 등 총 14개 업체가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