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창의적인 스타트업 뽑아 1억원 지원

/사진=삼성전자 제공

'스타트업 삼성' 슬로건을 내세운 삼성이 스타트업과 협업에 나서 스타트업계의 관심이 높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아이디어 단계에서부터 협업하는 사례가 나오는 계기가 될지 주목되고 있는 것.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지난 27일 '삼성전자 크리에이티브 스퀘어 스타트업 인큐베이션 파트너 모집' 공고를 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보유한 스타트업을 선발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 및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모집 대상은 창의적인 아이디어 혹은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대학(원)생, 예비창업자 등으로 넓다.

대상 아이템은 AI(인공지능), VR(가상현실), 핀테크(금융+IT), 헬스케어, IoT(사물인터넷) 등 분야 제한은 없으나 '삼성전자 모바일 제품과 생태계에 혁신을 가져올 부분'이라고 밝혔다.

지원 내용도 알차다. 선발된 팀은 6개월에서 1년 동안 서울시 서초구 우면동에 있는 삼성전자 서울 R&D(연구‧개발) 캠퍼스 업무 공간을 무상으로 지원받으며 1억원 내외의 개발 지원금도 주어진다. 상품기획‧개발‧마케팅 등 삼성전자 분야별 전문가로부터 멘토링도 받을 수 있다. 이후 삼성전자와 비즈니스 협력 기회도 얻을 수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협력,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C랩'을 운영해왔다. 이번 프로그램과의 차이점은 모집 대상이 사내 임직원들에서 스타트업, 예비 창업팀 등으로 확대됐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랩은 본사 차원에서 진행한 것으로 사내 벤처를 육성·지원한다는 목적이었다면 이번 프로그램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주관하며 스타트업 등을 대상으로 외부 아이디어를 공유,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C랩은 삼성전자가 창의적 조직문화를 확산하고 임직원들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발굴해 구현하기 위해 2012년 말부터 도입한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이다. C랩 아이디어로 채택되면 1년간 현업 부서에서 벗어나 팀 구성부터 예산 활용, 일정 관리까지 자율적으로 과제를 수행한다. 직급에 관계없이 아이디어 제안자가 리더가 되고, 근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아이디어의 사업화에만 집중하게 된다. 지난달 말 기준 C랩에서 탄생된 스타트업은 14곳에 이른다.

스타트업계에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높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첫 단계부터 협력하는 사례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크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대기업과의 협업이라는 큰 이점뿐 아니라 지원 내용도 매력적"이라며 "스타트업은 처음으로 서비스나 제품을 개발해 판로를 개척해야 하는 만큼 레퍼런스가 중요한데 이번 삼성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경쟁적으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들의 추세에 발맞춰 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들은 자체 R&D(연구·개발) 혁신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새로운 아이디어를 신생 스타트업에게서 수급 받고 있다. 소위 IT 공룡으로 불리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구글 등은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한 프로젝트나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