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전용예금, 금리 높아 자금 굴릴 때 인기 '짱'

초저금리 시대에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전용예금이 알짜 재테크 상품으로 뜨고 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선언, 즉 브렉시트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안전자산 선호 성향이 강해졌지만 금리가 너무 낮은 것이 흠. ISA 전용예금은 원금이 보장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해 재테크족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2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주력 예금상품인 ‘신한S드림 정기예금’은 1년 금리가 1.10%에 불과하다. 반면 ISA 전용예금인 ‘신한ISA 정기예금’은 1년 금리가 1.38%로 0.28%포인트 높다. IBK기업은행도 주력 예금인 ‘新서민섬김통장’은 1년 금리가 1.20%인 반면 ISA 전용예금은 1.35%다. NH농협은행은 주력 예금인 ‘채움정기예금’이 연 1.34%, ISA 전용예금 연 1.4%의 금리를 준다.


같은 은행에서도 일반 예금이 아니라 ISA 전용예금에 가입하면 더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ISA 전용예금은 해당 은행에서 직접 가입할 수 없다. 다른 은행에 가서 신탁형 ISA에 가입한 뒤 원하는 은행의 예금을 선택해야 한다. 예컨대 신한은행의 ISA 전용예금에 가입하고 싶다면 IBK기업은행 등 다른 은행의 신탁형 ISA에 가입한 뒤 신한은행의 ISA 전용예금을 편입해야 한다.

ISA 전용예금은 만기가 1년 미만인 3개월, 6개월짜리도 같은 은행의 주력 예금상품보다 금리가 높다. 신한은행의 ‘신한S드림 정기예금’ 3개월짜리 금리는 연 0.85%인 반면 ISA 전용예금은 연 1.26%로 0.41%포인트 높다. 6개월짜리 역시 ISA 전용예금 금리가 0.35%포인트 높다.

ISA를 통해 예·적금에 가입하면 신탁보수를 내야 하지만 연 0.1%포인트에 불과하다. 일반 예금상품과 금리차가 이보다 크다면 ISA 전용예금이 유리하다. 일부 은행과 증권사는 예·적금에 대해 아예 신탁보수를 부과하지 않기도 한다. ISA가 의무가입 기간이 5년이란 점이 걸리긴 하지만 예금 만기가 지나면 ISA를 중도해지해도 비과세 혜택만 사라질 뿐 다른 불이익은 없다.


이 때문에 투자기회를 엿보며 단기간 자금을 굴릴 때도 MMF(머니마켓펀드)보다 ISA 전용예금이 낫다는 평도 나온다. 개인이 가입할 수 있는 MMF 수익률은 연 1% 내외에 불과하다. MMF는 손실 날 위험이 거의 없긴 하지만 원금 보장이 안 된다. 신탁보수도 연 0.4% 수준으로 ISA 전용예금보다 높다.

ISA 전용예금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면서 은행권 신탁형 ISA에서 예·적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어섰다. 지난 5월말 기준으로 은행권 신탁형 ISA 가입총액은 1조1567억원이었는데 예·적금이 7178억원으로 62.1%를 차지했다. 은행권 신탁형 ISA에서 예·적금 비중은 지난 3월말 55.2%에서 4월말 59% 등으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은행들이 ISA 전용예금에 더 높은 금리를 주는 것은 은행간 자금 이동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ISA에는 자행 예·적금을 편입할 수 없다. 자행 ISA를 통해서는 다른 은행의 예·적금을 팔아야 한다. 거꾸로 생각하면 ISA 계좌를 유치하지 못한 은행은 ISA 전용예금을 통해 돈을 끌어올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ISA 전용예금은 은행간 거래기 때문에 은행간 자금 유출입 동향을 보고 금리를 조정하게 된다”며 "자금 유출이 많으면 자행 ISA 전용예금의 금리를 높여 과도한 유출을 방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