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안팔리는데"…위스키업계, 브렉시트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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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업계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후폭풍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년째 위스키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스카치 위스키 무관세 혜택마저 없어지면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9일 수입 주류업계에 따르면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위스키 시장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스카치위스키 수입가격이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디아지오코리아, 페르노리카코리아, 롯데주류, 윌리엄그랜트앤선즈 등 위스키 수입업체들은 스카치 위스키 수입시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당초 20%였던 스카치 위스키 관세율은 한-EU FTA체결후 단계적으로 떨어져 2014년부터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았다.

브렉시트가 현실화 되면 스카치 위스키 수입원가가 20% 오른다는 얘기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 하락이 동반되더라도 최소 10% 이상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따라서 무관세 혜택을 이어가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서둘러 영국과 별도의 FTA를 체결해야 한다. 하지만 한-EU FTA 내용이 그대로 승계될 지 여부는 확신하기 어렵다


이 같은 상황이 현실화되면 국내 위스키 시장에 직격탄이 예상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2002년 2만6100톤에 달했던 영국산 스카치위스키 수입량은 지난해 1만8600톤으로 28.0% 감소했다. 금액으로도 같은기간 2억4300만달러에서 1억7500만달러로 28.7% 줄었다. 경제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위스키 시장은 수년째 뒷걸음질 하고 있다.

브렉시트를 계기로 스카치위스키 일색인 국내 위스키 시장이 다변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일부 위스키 업체들은 유사한 품질에 상대적으로 수입원가가 저렴한 캐나다, 아일랜드산 위스키 취급을 늘리고 있다.

실제로 윌리엄그랜트앤선즈가 최근 새로 출시한 '그린자켓'은 스카치위스키가 아니라 캐나다 위스키 원액을 블랜딩한 제품이다. 롯데주류가 새로 내놓은 '캐나디언 블루' 역시 캐나다산 위스키다.

이외에 버번과 아이리쉬 위스키를 취급하는 위스키 수입업체도 늘어나는 추세다. 토종 위스키 업체 골든블루는 중장기적으로 위스키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파운드화 환율하락 효과를 누릴 수 있겠지만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원가상승에 따른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라며 "위스키 원산지 다변화, 원액 국산화 등을 통해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업체들은 위스키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