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경기도 고교 야간자율학습 전면 폐지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이 9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열린 4·16 안전교육 시설 건립을 위한 협약식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이날 협약식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윤화섭 경기도의회 의장,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전명선 (사)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위원장, 제종길 안산시장, 노선덕 안산교육지원청 교육장, 정광윤 단원고 교장이 참석했다. /사진=뉴스1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내년도부터 관내 고교의 야간자율학습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29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2017년부터 경기도 모든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사실상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도교육청이 파악한 도내 고교 야간자율학습 참여율(주 4∼5일 참여)은 고등학교 1학년 19.3%, 2학년 17.9%, 3학년 23.8% 수준이다. 평균 10명 중 2명이 학교 야자에 참여하는 셈이다.


진보 교육계 쪽에는 학생들의 자율과 상관없이 반강제적으로 진행하는 야자가 경기도학생인권조례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계속해왔다. 이재정 교육감은 "더 이상 우리 학생들을 ‘야자’라는 비교육적인 틀 속에 가두지 않겠다"며 "인공지능의 놀라운 발전이 혁명적인 시대를 만들어 가고 있는데 이에 대비해 학생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일깨우고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야자에서 해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야자 대신 '대체 교육'을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제시했다. 이 교육감은 "인근 대학과 연계해 진로 탐색과 기초학문 등 다양한 교육 강좌를 개설해 학원에선 배울 수 없는 수업을 학생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예비대학 교육과정(가칭)'을 만들어 야자를 대체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 교육감은 초중등 교육의 학습량 감축에도 앞장 설 뜻을 밝혔다. 이 교육감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교육부가 함께 교육과정을 공동으로 연구·개발해 주5일 수업체제에 맞는 수업일수와 수업시수 감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현재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을 맡고 있다.


단원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기억교실 이전 논란에 대해서는 "부족함이 있었다"며 과오를 인정했다. 이 교육감은 "재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대단히 미안하다"며 "어렵게 7개 기관이 모여 추모공간 건립에 대해 합의한 만큼 책임있게 이전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현재 교실에 있는 희생자들의 기록물을 제대로 옮기자고 해서 안산교육지원청 안 별관에 10개 교실을 만들고 물건을 설치하는 것으로 얘기가 됐지만 이관 방법이나 범위에 대해 의견이 분분해서 아직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9시 등교 사업 등 경기도교육청이 정책적으로 추진한 사업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 교육감은 "9시 등교 시행 전 맞벌이 부부들의 어려움에 대한 대비가 충분치않았고 상벌점제 폐지에 따른 문제점, 구조개혁 과정 중 연구부족 등 새로운 정책에 대한 사전 이해, 소통이 부족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