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코스피200선물·옵션 양도세…개인투자자 이탈 불가피

정부가 개인투자자들의 투자비중이 높은 미니코스피200 선물·옵션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물리기로 함에 따라 관련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9일 정부가 발간한 ‘2016년 하반기부터 이렇게 달라집니다’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미니코스피200 선물·옵션이 파생상품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에 추가된다. 미니코스피200 선물·옵션의 양도세율은 탄력세율을 적용받아 5%(기본세율 20%)로 정해졌다. 단, 파생상품 양도세는 다른 소득과 구분해 분리과세하고 연간 250만원은 기본 공제해준다. 이에앞선 지난 1월 코스피 코스피200 선물·옵션이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에 포함된 바 있다.


미니코스피200선물·옵션은 코스피200 선물·옵션과 동일하게 코스피2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지만 거래단위인 승수를 50만원에서 10만원으로 낮춰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과세 결정으로 양도소득세를 내는 투자주체인 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이 줄을 이을 것이란 전망이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경우 법인세를 내고 있어 양도소득세를 별도로 내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 2월 미니코스피200 선물·옵션 양도소득세 부과 내용을 담은 세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발표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거래비중도 꾸준히 줄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니코스피200 선물의 일간 개인투자 비중은 지난 3월 중순까지만 해도 20~30% 수준을 차지했지만 점차 줄어들어 4월 중순이후에는 10%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정의상 양도소득세 부과에 대해서는 반박하기 어렵지만 지난해 7월 상장돼 이제 1년을 맞는 미니코스피200 선물·옵션이 자리를 잡기 전에 과세가 결정돼 아쉽다는 반응이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같은 과세 상황이라면 거래량이 많은 원선물·옵션(코스피 200 선물선물·옵션) 시장으로 복귀하거나 현물 거래를 통해 익숙한 주식선물 시장으로 관심이 옮겨갈 것”이라며 “이런 이유로 미니 선물·옵션 시장의 성장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과세의 기준시점이 7월1일부터 설정된다는 것으로 실제 과세의 부과, 납부는 내년 상반기가 돼야 해 당장 피부로 느껴지진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현물주식 거래세 폐지, 양도소득세 도입 등에 관한 단계적 논의와 연결고리 없이 파생상품에 대해서만 과세가 결정된 점은 헤지(위험관리) 성격을 갖는 파생상품 본연의 기능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양도소득세가 파생상품에만 제한돼 합산과세가 되지 않는다는 점은 불합리하다”며 “손실이연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아쉽다”고 말했다. 양도소득세는 다른 금융상품에서 발생한 이자, 배당소득과 합산되지 않고 별도로 분리과세 된다.


다만 파생상품 시장 자체가 이미 위축돼있어 미니코스피200 선물·옵션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의 영향이 크지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적격개인투자자 제도로 개인투자자의 절대 거래수치 자체가 높지 않은 상황이라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