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업, BEPS 관련 자료 올해분부터 준비해야"

【서울=뉴시스】2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6년 국세행정포럼에 참석한 임환수 국세청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16.06.29. (사진=국세청 제공)<br /> <br />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른바 '구글세'로 불리는 '국가 간 소득이전을 통한 세원잠식(BEPS)' 프로젝트가 2017년부터 우리나라에서 도입 예정인 가운데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관련 정보를 올해분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우리 기업들이 진출한 나라의 과세당국이 사업 성과 정보 등을 직접 요구할 수 있어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세청이 29일 서울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한 '2016년 국세행정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선 박윤준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다국적기업의 지능적 조세회피에 대한 대응'을 발표했다.


세계 주요 20개국(G20)은 2015년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 방지와 공정한 세금 징수를 위해 BEPS에 합의했다. G20국가들이 2017년 BEPS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국 정부 역시 이에 발맞춰 2017년 이후 법인세와 소득세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박 고문은 "(BEPS는) 다국적기업이 전 세계 사업의 국가별 현황과 성과 정보를 모기업 국가에 제출하고 정보교환으로 자회사 소재 국가와 공유토록 했다"며 "우리 기업의 자회사 소재지국 과세당국이 자회사에게 자료제출을 요청할 수 있도록 입법화할 경우 우리 기업들은 2016년분도 작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EPS 협정에 따라 다국적기업은 국가별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고 각 국은 이를 공유할 수 있다. 하지만 협정 미체결로 우리나라와 한국 기업 진출국 간 정보교환이 불가능할 경우, 해당국 과세기관이 직접 우리 기업에 정보를 요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고문은 이어 "국가별 보고서로 인해 다른 국가의 오용·오해 가능성이 있으므로 신중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특히 우리나라 모기업 이익률이 자회사보다 높거나 우리나라 소재 외국계 기업의 이익률이 다른 자회사 이익률 대비 높은 경우를 대비해 논리적 방어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명호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장기재정전망센터장은 '납세자 인식조사 및 납세의식 제고를 위한 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탈세 적발 가능성, 처벌강도 등에 대한 납세자 인식이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조세재정연이 지난 5월 2주 동안 임금근로자 및 개인사업자 1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70.0%가 '탈세 적발 가능성이 작다'고 답했다. '처벌강도가 낮다'고 한 응답자는 86.8%로 조사됐다.

탈세 원인으로는 약한 처벌(44.6%), 개인적·사회적 규범 부족(19.4%), 불충분한 세무조사(14.4%) 등이 꼽혔다.

탈세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책으로는 처벌 강화(51.5%), 납세자 인식 개선(13.6%), 금융정보 등에 과세관청 접근 강화(8.4%) 순으로 집계됐다.

박 센터장은 "탈세심리 차단을 위해 세무조사를 현재 수준보다 확대해야 한다"며 체납회피 행위 대응을 위해 국세청의 제3자에 대한 정보 접근권을 확대하고,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제재조치의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납세자 권익보호 강화를 위한 제도적·행정적 발전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윤태화 가천대 경영대학원장은 "세무조사가 중복되는 지 사전에 철저히 검증하고 장기간 소요되는 세무조사는 납세자 편의를 위해 현행 10일인 사전통지 기간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