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금융위기는 없다?" 믿을 건 23조달러 저축

중국 텐진에서 열리고 있는 하계다보스포럼에서 "중국 경제에 금융위기는 없다"는 진단이 잇따르는 가운데 중국 기업 채권 상환액 만기가 엄청나게 돌아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사회과학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6.6%로 낮췄다.

브렉시트로 중국 경제에도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중국에서는 금융위기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른다. 하지만 중국의 비금융 기업들이 올 하반기 갚아야 할 채권액이 2조2000억위안으로 큰 폭 늘어난데다 2018년 채권 상환 금액이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어서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지적이다.


29일 중국 계면신문에 따르면 텐진에서 열리고 있는 하계다보스포럼에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중국 경제에서 이른바 금융위기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한 위기 경제학 전문가다. 특히 비관주의 경제학자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그가 유독 중국 경제는 낙관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중국 경제, 금융위기는 없을 것

루비니 교수는 "채무와 적자 관점에서 볼 때 중국 중앙정부의 자산부채표는 상당히 양호하다"며 "정부가 다양한 방법으로 부실 채권 문제를 최종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9월 중국 증시 대폭락 직후에도 "중국 경제에 대한 공포는 중국을 잘 모르는 일부 투자자들의 조울증적 행동"이라며 "중국 경제는 자유 낙하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높은 저축액이 금융위기를 막아줄 버팀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계다보스포럼에 참석한 JP모건 아시아태평양지역 리징 부주석은 "중국 경제에 금융위기는 없다"며 "중국 은행들은 기본적으로 저축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이것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 은행들과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중국 은행들이 보유한 저축 예금은 23조 달러로 세계 최대로 알려졌다.

리 부주석은 "은행들이 당장 업무에 쓸 수 있는 돈만 중국 GDP의 200%에 달한다"며 "이중 55%는 가계 저축이고, 45%는 기업 예금"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자금은 매우 안전해 은행권에서 쉽게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인민은행 저우샤오촨 총재도 국제통화기금(IMF) 주최 ‘중앙은행 정책 포럼'에서 높은 저축률을 들며 중국 경제를 자신한 바 있다.


◇기업 부채는 게속 눈덩이처럼 불어나

하지만 기업들이 갚아야 할 채권은 계속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비금융 기업들이 올 하반기에 상환해야 하는 채권은 총 2조2000억위안 어치에 달한다. 이는 상반기 2조위안보다 10% 늘어난 것으로 기업 자금 압박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경상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2007년 98.7%에서 지난해 166.3%로 수직 상승했다.

인민대 경제연구소 마오젼화 소장은 "올 상반기 과잉 생산 업종의 일부 기업들이 부도를 내면서 채권시장이 상당 부분 압박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 기업들의 대량 부도가 잇따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채권 상환액 증가는 올해 시작 단계로 2018년 최고점에 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2018~2022년 중국 기업 채무 문제가 중요한 구간을 만날 수 있다"며 "중대한 채권 위기를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과잉 생산을 해소하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강시기업들의 부도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은행 대출뿐 아니라 채권이나 주식 등 자본시장이 한층 성숙해야 한다"며 "1조 위안 규모의 부실 대출 출자전환도 시급히 단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사회과학원, 2분기 경제성장률 6.7%로 낮춰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올 2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6.8%에서 6.7%로 낮췄다. 올해 연간 성장률도 종전 6.6~6.8%에서 6.6%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제조업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은데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출) 같은 불확실성과 부동산 시장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교통은행 금융연구센터 류타오 연구원은 "브렉시트로 전세계의 불확실성이 커져 경기 회복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며 "중국 수출이 3분기 이후 큰 폭으로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