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브렉시트 현실화 '아직 시간 있다'… '냉정' 되찾아

“브렉시트가 하루 아침에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란 점을 투자자들이 인식하기 시작했다”


뉴욕 증시를 비롯해 글로벌 증시가 이틀 째 동반 상승한데 대한 월가의 평가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냉정을 되찾고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2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전날보다 34.68포인트(1.7%) 급등한 2070.77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역시 284.96포인트(1.64%) 오른 1만7694.68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87.38포인트(1.86%) 상승한 4779.25로 거래를 마쳤다.

모건 스탠리의 앤드류 쉬츠 수석 전략분석가는 투자자들이 브렉시트의 리스크가 리먼 사태 때나 유럽 부채 위기 때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브렉시트가)모든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특정 국가에 영향이 집중될 것이란 판단에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킹스뷰 에셋 매니지먼트의 폴 놀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먼지가 가라앉으면서 금리는 낮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고 고배당 주식을 매입할 것이란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BMO 브라이빗 뱅크의 잭 애블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들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과정이 보다 명확해지길 기다리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기준금리 인상과 기업 실적, 성장률 전망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달러 강세에 따라 악영향을 받았다는 경영진의 진단이 나온다면 브렉시트가 2분기 실적에 단골 메뉴로 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브렉시트가 경제 전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지만 금리 인상 전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연내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방기금 선물 거래에 반영된 연내 금리 인상 확률은 오히려 금리 인하 확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가 4% 넘게 급등한 것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 서비스의 척 칼슨 최고경영자(CEO)는 “투자자들이 국제 유가를 세계 경제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유가가 안정된다면 브렉시트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소비자심리가 전망치에 부합하며 호조를 이어간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5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은 0.4% 증가하며 전문가들의 예상과 일치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제 지표와 중국의 성장률이 호조를 보인다면 브렉시트 영향을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US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이크 배레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유럽발 높은 변동성은 우려스러운 부분이지만 지금까지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