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지방 광역시, 제2금융권 집단대출 부실 위험”

한 지역 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 /사진제공=뉴스1

최근 아파트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지방에 있는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집단대출 부실화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이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2016년 6월)에 따르면 올해 1~3월 국내은행 주택담보대출은 9조7000억원 증가했고 이 가운데 53.6%인 5조2000억원이 집단대출로 파악돘다.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증가액 70조3000억원 가운데 집단대출 비중이 12.5%(8조8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가파른 상승세다.

2011~2012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면서 입주예정자들이 집단분쟁을 제기해 집단대출 연체율이 0.6%에서 5.0%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최근 집단대출은 아파트 가격이 비교적 안정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돼 이전보다 연체율은 높지 않을 전망이다.

또 내년 3분기부터 내후년 2분기까지 평년보다 2배 많은 20만2000호의 수도권 아파트 물량이 입주할 예정이어서 집단대출 증가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은 부실위험이 큰 사업장에 대한 집단대출을 막기 위해 중도금대출의 채권보전방식을 시공사 연대봊으에서 보증기관 보증서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4개 시중은행 중도금대출 중 보증서 담보대출 비중은 2012년말 37.8%에서 2015년말 81.4%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향후 은행들은 신규 중도금 대출 대부분을 보증서 담보로 취급할 예정이어서 이 비중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한은은 특히 비수도권, 제2금융권 집단대출 부실화 가능성을 지적했다.

올해 들어 은행권 대출심사 관리가 강화되자 풍선효과로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 집단대출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제2금융권은 시중은행과 달리 채권보전을 중소형 건설사의 연대보증에 많이 의존하고 있어 건설사 연쇄부도시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과 달리 부산, 대구 등 5개 광역시는 아파트 가격이 2010년 이후 줄곧 상승세를 지속했다. 평균 분양가격이 올해 3.3㎡당 987만원으로 역대 가장 높았던 2008년(3.3㎡당 1028만원)에 근접한 상황에서 2013~2015년 아파트 공급물량이 수요를 초과해 가격하락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한은은 “수도권 지역의 집단대출 부실화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수도권 이외의 지역과 비은행금융기관이 취급한 집단대출은 부실화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지방 주택가격 움직임과 비은행금융기관 대출자산 건전성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