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3000억대 성과급 잔치, 민사소송에 휘말리나

대우조선해양이 부실을 숨긴채 벌인 성과급 잔치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성과급을) 민사로 환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임원들에게 지급된 수백억원의 성과급이 회수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30일 검찰 등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2002년부터 산업은행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왔다. 이 안에는 경영 성적에 따라 등급별로 성과급을 차등 지급한다는 규정이 있다. 임원의 경우 당기순손실이 발생하면 성과급을 지급받을 수 없다.

검찰은 2012~2014년 고재호 전 사장이 5조4000억원대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대우조선해양이 성과급을 지급하기 위해 이 기간 동안 해양플랜트 사업이나 선박 사업에서 예정된 원가를 임의로 축소하고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을 과대 계상하는 방법으로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이 시기 대우조선해양의 임원들은 약 100억원을 성과급으로 챙겨갔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2년 35억원, 2013년 48억원, 2014년 17억원을 임원들이 성과급으로 받아갔다. 이때 고 전 사장이 챙겨간 성과급만 7억1000만원에 달한다. 2013~2015년 직원들에게 지급된 성과급까지 합치면 3000억원 규모다.

검찰은 고 전 사장 이전인 남상태 전 사장 재임기간(2006~2012년)에도 분식회계가 이뤄졌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시기에 근무했던 직원들로부터 '매출목표를 위에서 정해주면 이에 맞춰 회계장부를 조작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2006년부터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모든 사업에 분식회계가 이뤄졌는지 여부를 확인 중이다. 수사 결과 분식회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남 전 사장 시절 대우조선해양 임원들이 부당하게 챙겨간 성과급의 규모는 수백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남 전 사장이 재임기간(2006~2012년) 동안 챙겨간 성과급은 2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대우조선해양에 혈세가 투입됐던 만큼 부당한 성과급 잔치가 국민세금으로 이뤄졌다고 본다. 사건을 수사 중인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이날 "적자 상태였다면 성과급이 한푼도 나오지 않는게 맞지만 전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이 지급됐다"며 "죄질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이에 대한 추징은 어렵다고 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성과급을 지급받은 모든 임원들을 분식회계로 처벌한다면 모르겠지만 모두 범죄자가 아닌 만큼 검찰이 이를 전부 추징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특수단은 이에 대해 "성과급에 대해서는 주주들이 환수하는 소송을 해야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주주인 산업은행 등이 이를 다시 환수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성과급을 환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임원들을 상대로 한 민사소송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편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소액주주 400여명으로부터 분식회계로 인해 소송을 당했다. 액수는 250억여원에 달한다. 이들은 대우조선해양이 매출과 영업이익을 과다계상하고 재무제표를 거짓 작성해 산출한 영업이익을 믿고 투자를 했다가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