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태 前사장, 해외 페이퍼컴퍼니 통해 20억원대 범죄(종합2보)

일감 몰아주기·대규모 배임·비자금 조성 등 의혹 집중 조사 대우조선해양 비리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27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핵심중요 인물인 남상태(66)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가운데 남 전 사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br><br>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에 따르면 남 전 사장은 지난 2006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재임한 가운데 2010년부터 진행한 오만 선상호텔 프로젝트 계약을 이사회의 승인없이 체결하고 공사비를 허위로 지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측근이 운영하는 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 및 차명으로 주식을 보유한 업체가 대우조선해양의 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특혜를 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의혹도 각각 받고 있다.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66·구속)이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거액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남 전 사장의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자금을 운용해온 사실을 파악했다.


남 전 사장은 2008년 대우조선해양의 유럽 지사 2곳에서 조성된 비자금 50만달러를 받아 대학 동창이 운영한 회사 주식을 차명으로 취득해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남 전 사장의 지시로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의 해외 지분 취득에 (회삿돈이) 사용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대우조선해양 돈으로 남 전 사장이 협력업체에 투자해 해외페이퍼컴퍼니 지분을 얻고 계속해서 배당금을 받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남 전 사장이 빼돌린 회삿돈과 정씨로부터 배당금 명목으로 챙긴 뒷돈의 규모가 20억원이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수단은 조만간 건축가 이창하씨, 삼우중공업 대표 정모씨 등 측근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대우조선해양 감사위원회는 남 전 사장이 3명의 측근과 추진한 △삼우중공업 인수 △부산국제물류 사업 △오만 선상호텔 건설 사업 △당산동 신축 빌딩 공사 사업에서 회사에 800억원대 피해가 발생했다고 검찰에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다. 남 전 사장 시기 이뤄진 분식회계의 규모 파악 작업도 계속 진행 중이다.

한편 남 전 사장이 2008~2009년 초 대우조선해양의 홍보와 대외 협력업무를 홍보대행사 N사에 맡기며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남 전 사장은 N사에 3년간 26억여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이 돈은 홍보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큰 금액이라는 평가다.

또 실제로 N사가 수행한 업무는 미미했다고 전해졌다. 남 전 사장이 특혜를 줬다고 의심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N사 대표 박모씨(58)는 정관계에 두터운 인맥을 가진 인물로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남 전 사장이 연임을 위해 N사에 이같은 특혜성 계약을 했다는 의혹도 나오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남 전 사장이 퇴임한 2012년 3월 이후 N사에 지급하는 돈을 연간 1억원 수준으로 줄였고 지난해 5월에는 계약을 해지했다.

N사와의 계약과 관련해 민 전 산업은행장의 이름도 오른 만큼 대주주인 산업은행으로 수사가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수단은 아직까지 N사와 관련된 수사는 진행하고 있지 않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의혹이 제기된 부분은 들여다 보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대우조선해양과 N사가 체결한 계약과 대금 집행 내역을 살펴본 뒤 위법한 소지가 있다면 조사 강도를 높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