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순 LIG證 신임 사장 "IB 명가로 만들 것"

임태순 LIG투자증권 신임 사장 /사진=LIG투자증권

LIG투자증권의 신임 사장으로 등극한 임태순 전 케이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LIG투자증권을 IB(투자은행) 명가로 만들어 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임 사장은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투자에 70~80% 정도 치중해 있는 국내 여타 증권사와 달리 LIG투자증권은 M&A(인수·합병)나 IPO(기업공개) 등 전통적인 IB 업무와 PE(프라이빗에퀴티) 기능을 강화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임 사장은 "LIG투자증권이 IPO를 하기에는 지점망이 없다는 핸디캡이 있다"면서도 "회사 이름이나 규모보다도 회사가 증시에 상장하기까지의 컨설팅 등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IPO 기업들도 자사 성장을 돕는 곳을 선택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LIG투자증권의 약점은 다른 회사와의 공동 주관으로 수수료를 나눠 가지고 타사의 지점망을 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임 사장은 이를 위해 지난 23일 조직개편에서 기존 IB 사업 조직을 본부급으로 승격시키고 확장했다. 아울러 기존 2개 부서에 불과했던 것을 3개 부서로 늘렸다. 임 대표가 추구하는 전통 IB 사업을 1개 부서에서 진행하고 다른 두 곳은 각각 금융상품과 대체투자 중심 부서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임 사장은 "(사명과 정관 변경을 마치는)내년에는 새로 생긴 PE 본부와 겹치는 부분도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IB 조직 확장과 함께 임 사장이 신경쓰는 것은 PE 사업이다. 임 사장 자신도 PE 출신인 만큼 자신있다는 모습이었다. 임 사장은 KTB PE에서 PEF 업계에 발을 들인 후 아이스텀파트너스 케이프인베스트먼트 등 PEF의 핵심인력을 맡으며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그는 "증권사 PE인 만큼 규모와 신뢰성을 앞세워 연기금 등 LP(유한책임투자자)들에게 어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LIG투자증권은 지난 23일 조직 개편에서 기존에 없던 PE 본부를 신설했다. 그리고 여기에 케이프인베스트먼트 시절부터 자신을 보좌한 김병욱 전 케이프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을 본부장으로 앞세웠다.

현재는 PE 인력이 아직 김 본부장과 팀장 1명으로 2명뿐이지만 앞으로 5~10명 정도로 인원을 영입해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임 사장은 "PE 사업은 투자 철학이 맞는 사람들끼리 해야 한다는 생각에 PE 인력은 특히 천천히 시간을 들여 검증된 사람을 뽑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임 사장은 PE 사업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 회사 내부적으로 의사 결정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일반적으로 증권사 PE들이 내부 투자심의위원회에서 투자를 결정하다보니 PE와 다른 의사결정을 하기도 한다"며 "LIG투자증권은 직원들 모두가 같은 투자 철학을 공유해 투자 의사 결정을 일관되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장 취임 후 취임식 대신 부서별로 식사를 하며 얼굴을 익히고 있는데 이 역시 직원들 모두 정보와 투자 철학을 공유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에 비해 그는 리테일이나 브로커리지 사업은 더 확장시키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 사장은 "LIG투자증권의 전체 인력은 현재 240명 선에서 300명을 넘지 않는 선까지만 늘릴 생각"이라며 "대체로 IB와 PE 쪽 인력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B와 PE를 키우다보면 다른 사업부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받는다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른 기능들도 현 수준을 유지해 나갈 것이므로 특정 사업부를 없애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사장은 새로 조직을 구성하는 한편 LIG투자증권 인수 자금을 대준 LP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방안도 다방면으로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단 "케이프가 LIG투자증권을 매각할 가능성은 적다"고 선을 긋고는 "LP들의 출자 조건이 '5년 안에 엑시트를 못하게 되면 LIG투자증권을 강제 매각한다'는 조건이었으므로 그 전에 IPO나 다른 증권사 인수를 통한 우회상장 등의 가능한 모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IG투자증권은 내년 1월1일을 기해 사명을 '케이프투자증권'으로 바꾼다. 임 대표는 "현재 새 CI(기업 이미지 로고)도 제작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