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경기 부양 시사"… 전문가들 8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영란은행) 총재가 올 여름 경기 부양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카니 총재는 30일(현지시간) 긴급 기자회견에서 "경제 전망이 악화됐고 올 여름 일부 통화정책 완화가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비록 사견임을 전제로 한 발언이지만 기준금리 인하 등 경기 부양책이 7월과 8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한동안 고조된 상태로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것이 타당한 것 같다"며 "앞서 통화정책회의에서 국민투표와 연관된 위험으로 지목했던 '주목할 만한'(material) 성장 둔화가 우리의 주된 전망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카니 총재는 브렉시트에 따른 경제적 악영향에 대한 첫 평가는 7월 정책회의에서 나올 것이라며 새로운 성장률 전망과 물가 전망을 포함한 종합적인 평가는 8월 정책회의에서 언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종합적인 평가가 나오는 8월에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또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몇 개월 동안 영란은행은 경제 성장을 지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행동을 취할 것"이라며 "수주일 동안 통화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수많은 다른 조치들을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시장은 카니 총재의 발언에 즉각 반응했다. 2년 만기 영국 국채 수익률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애널리스트들은 영란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적인 양적 완화(자산 매입)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영란은행은 2012년 양적 완화 한도를 3750억파운드로 상향 조정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자산 매입 대상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양적 완화가 지속되면서 매입할 대상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서다.

영국 파운드화 역시 약세로 전환하면서 1.322달러 선으로 내려 앉았다.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가 나온 이후 약 11%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