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태의 데뷔승, 염갈량의 엇나간 '예측' 그리고 '믿음'

'3전 4기'


넥센의 19세 루키. 최원태가 8경기, 그리고 4번째 선발 등판 만에 감격의 데뷔 승을 따냈다.

넥센은 1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 경기에서 10-7로 승리했다. 이로써 넥센은 KIA와의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7승 1패의 압도적인 우세를 유지했다.

이날 승리로 넥센은 3연승을 질주, 올 시즌 세 번째로 40승 고지(1무34패)를 밟았다. 3위 유지. 반면 KIA는 2연패와 함께 33승1무39패를 기록하게 됐다. 리그 순위도 6위에서 7위로 하락했다.

최원태의 역투가 빛난 날이었다. 인헌초(용산리틀)-서울경원중-서울고를 졸업한 최원태는 지난해 신인 1차 지명에서 넥센의 선택을 받았다. 당시 입단 계약금은 3억5천만원. 올 시즌을 앞두고 넥센 염경엽 감독은 최원태에 대해 5선발 후보라며 가능성을 언급했다.


지난달 14일 롯데와의 경기가 그의 선발 무대. 그러나 결코 녹록치 않았다. 결국 5회를 채우지 못한 채 4⅔이닝 7피안타 3볼넷 1탈삼진 5실점을 기록하며 승패없이 첫 선발 쇼케이스를 마쳤다. 이어 19일 청주 한화전에서 재차 선발 등판했으나 3회를 버티지 못한 채 2⅔이닝 5피안타 3실점을 기록하며 강판됐다.

최근 등판인 25일 LG전에서는 6이닝 9피안타 3탈삼진 4실점을 올리며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날 결국 최원태가 '3전 4기'에 성공했다.

경기를 앞두고 염경엽 감독은 최원태에 대해 "지금까지 대부분 4회를 넘기지 못했다"면서 "만약 최원태가 무너질 경우, (전날 한화전에서 투수를 많이 소모한 관계로) 우리는 나갈 투수가 없다"고 웃으며 '농담 반, 진담 반'의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염갈량의 예측은 틀렸다. 최원태는 이날 경기는 올 시즌 최원태의 4번째 선발 등판 경기였다. 5회를 넘어 6회 2사까지 책임을 진 뒤 이보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비록 이날 염경엽 감독의 예측은 틀렸지만, 더 귀중한 것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믿음'이었다. 앞서 염 감독은 최원태에 대해 "좀 더 볼 것"이라면서 출전 기회를 계속 줬던 것이다. 그리고 이날 승리로 염 감독에게 보답했다.



총 투구수는 87개. 속구 최고 구속은 147km까지 나왔다. 속구 43개, 커브 21개, 슬라이더 13개, 체인지업 10개를 각각 섞어 던졌다. 1회를 공 6개와 함께 삼자 범퇴로 출발한 최원태는 2회 선두타자 이범호에게 좌중간 안타를 내줬으나 필을 병살타로 유도했다. 이어 서동욱에게 재차 좌중간 3루타를 얻어맞은 뒤 나지완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이홍구를 2루수 뜬공 처리하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3회에는 2사 후 노수광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김주찬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4회에는 선두타자 이범호에게 3루수 방면 내야 안타를 허용했으나, 필-서동욱-나지완을 모두 범타 처리했다. 5회 역시 삼자 범퇴.

이미 팀 타자들은 3회 5점 등 대거 8점을 뽑으며 최원태의 어깨를 가볍게 해준 사황. 결국 6회 마운드에 오른 최원태는 선두타자 노수광에게 안타, 이범호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필에게 좌월 적시 2루타, 서동욱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 타점을 각각 허용하며 2실점째를 기록했다.

후속 나지완에게는 스트레이트 볼넷 허용. 결국 여기까지였다. 염경엽 감독은 이보근을 마운드에 올렸다. 5⅔이닝 5피안타 볼넷 3탈삼진 2실점(2자책). 퀄리티 스타트 투구에 아웃카운트 1개가 모자란 쾌투. 그리고 불펜진이 승리를 지켜내며 최원태는 그토록 바라던 데뷔 첫 승을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