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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동의 틱, 택, 톡] 엘글라시코에 넘친 헝그리정신

김재동의 틱, 택, 톡 머니투데이 김재동 기자 |입력 : 2016.07.16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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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LG의 역전승으로 끝난 지난 12일 잠실경기 모습.
5-4 LG의 역전승으로 끝난 지난 12일 잠실경기 모습.


내가 그럴줄 알았다. 한화-LG전이 알기 쉽게 끝날 리 있나.

지난 12일 오랜만에 잠실야구장을 찾은 까닭은 전반기를 마감하는 마지막 3연전인데다 다이내믹하게 급변하는 하위권 순위싸움의 현장을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개막 2연전 연속 연장혈투를 벌이며 예열없이 타올랐던 두 팀이 맞붙는다니 물실호기였다.

12일 경기 역시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며 5-4 LG의 한점차 승리로 끝났다. 이날까지 양팀간 총 8차례 맞대결서 끝내기로 승부가 갈린 게 4차례다. 이 두 팀의 대결을 프리메라리가 최대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더비를 일컫는 ‘엘클라시코’에 빗대 엘글라시코(엘지+이글스)라 부르는 팬들도 늘고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이날은 기상예보상 비가 오기로 되어있었다. 하지만 서울지역엔 오전 한때 잠깐 흩뿌린후 감감무소식이었다. 오후 3시께 야구장서 만난 양상문 감독에게 “비가 온다더니 안 오네요”라고 말을 건넸더니 “경기전까지는 기다려봐야죠”하며 우천취소에 대한 기대를 표했다. LG의 마운드 사정이 6년만에 1군 마운드를 밟는 유경국을 선발로 올릴만큼 썩 좋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양감독은 충혈된 눈을 안쓰럽게 깜빡이며 대화를 이어갔다. “눈이 좀..”조심스레 묻자 “아 신경쓰고 하면 원래 그래요”하고 심상하게 넘긴다. 쉴 새없이 깜빡이는 눈꺼풀과 흥건한 물기가 예사롭지 않아보이는데도 대수롭지않다는 투다. 덕담 몇마디 주고받는 걸로 경기를 앞둔 감독에게서 물러나왔다.

원정팀이라 경기장에 늦게 도착한 김성근 감독과는 참 오랜만의 해후임에도 더 짧게 인사만 나누었다. 건강을 묻는 질문에 “괜찮아요” 하면서 상의를 떠들어 복대를 보여준다. “이게 힘이 많이 돼요”한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 5월5일 요추 3,4번 추간판탈출증 수술을 받았다. 측근에 따르면 통증을 느낀건 4월10일 NC전 부터였다고 한다. 10일 경기는 2-1로 한화가 이겼지만 전날 경기는 1-10으로 대패했었다. 대패직후 급성통증이라서 심인성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었다.

그리고 시작된 경기. 1승이 아쉬운 양팀은 한 치 양보없는 접전을 펼쳤다. 앞서면 뒤집고 그걸 또다시 뒤집고.. 그들을 향한 응원함성도 못지않게 호각이었다 ‘최강 한화!’가 울려퍼지면 곧바로 ‘무적 LG!’의 함성이 맞받는다. 빠르면 빠르게 느리면 느리게.. 그 장단맞춤을 양측 응원단 모두 흥겨워하고 있음이 여실히 전해진다. 이 유쾌한 대전을 보면서 ‘헝그리 정신’이란 단어가 머릿속으로 갑자기 툭 튀어들어왔다.

자기 계발서 형태로 나온 알렉스 퍼거슨경의 자전적 이야기 ‘리딩’을 읽은 탓이다. 책 내용 중 로이 킨, 데이비드 베컴 등의 열정을 소개한 퍼거슨이 “내가 이들을 언급한 이유는 스콜스, 긱스, 호날두처럼 타고난 재능은 부족했지만 놀라운 정신력과 확고한 용기, 강인한 의지로 자신의 단점을 극복했기 때문이다”라고 서술한 대목이 있다. ‘세상에, 이들이 재능이 부족했다고?’ 싶어 되짚어본 챕터의 제목이 ‘나를 일으켜 세우는 헝그리 정신’였다.

헝그리 정신. 영화 ‘넘버 3’의 송강호에 따르면 ‘현정화가 라면만 먹고 육상에서 금메달을 딴’ 그 정신이다. 경제개발 한창이던 1960년대부터 1990년대 무렵까지 한국사회를 관통한 시대정신이랄수 있다. 불굴의 의지로 부족한 처지와 환경을 극복하는 정신으로 대충 이해된다. 그리고 12일 잠실 그라운드에는 승리가 고파 던지고 치고 뛰고 구르는 선수들이 가득했다.

헝그리 정신이란 결국 ‘안되면 되게 하라’ ‘하면 된다’식의 무대책 근성과도 상통한다. 실제로 그 20세기 정신으로 일군 억지 성과의 후유증을 21세기 와서 감당하는 부분이 제법 많은 것도 사실이다. 홍상수 영화 제목과는 반대로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고나 할까.

하지만 퍼거슨의 말처럼 최선을 다하는 마음과 불굴의 의지, 놀라운 집중력 등을 모두 합한 열정을 일컫는 헝그리라면 언제나 존중받을만 하다는 생각이다. 프로야구 전반기가 끝났다. 이어지는 후반기에도 헝그리정신 가득한 그라운드를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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