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가벼운 서류전형, 무거운 필기시험'

공기업 채용이 NCS로 바뀐 다음에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원론적으로야 '직무 중심'이라는 말을 많이 하지만, 그건 실제 대학생들의 취업 현실을 모르는 탁상공론 같은 이야기일 뿐이다. 취업준비생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는 필기시험의 중요성이 높아진 것이다.

NCS기초능력검사는 물론 전공 시험 등의 비중이 더 커졌다. 예전에는 관행적으로 서류에서 합격자 대비 일정 배수의 지원자를 걸러냈지만 '스펙초월'이라는 이름 하에 공기업들이 가능한 많은 인원에 필기 응시 기회를 주고 있다.


서류전형 대신 필기전형에서 지원자를 대거 걸러내는 채용이 확산되면서 현재 대부분 공기업이 NCS직업기초능력을 보거나 NCS직업기초능력, 전공시험을 함께 치르는 방식으로 필기 전형을 진행한다.

NCS채용을 통해 과나 전공 제한을 없앴다고는 하지만, 사실 전공 시험이 필기전형에 포함된 기업들은 지원자격에 전공 제한을 두는 것이나 마찬가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 어문학과 출신이 행정학 전공자에 비해 행정학 시험을 잘 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산업인력공단에선 대부분 공기업이 NCS채용을 채택해야 하는 2017년이 되면, 전공시험을 아예 없애고 NCS직업기초능력으로만 필기를 보는 기업이 상당히 늘어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하지만 그건 그 때가 돼봐야 알 수 있는 일이다.

K-water 한국수자원공사 채용 역시 이러한 현실적 NCS채용의 경향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서류 등 제출 자격만 갖춰지면 전원 필기 응시가 가능하다. 또 필기시험을 통해 채용인원의 2배수만 남기고 떨어트린다. 그러니까 필기에서 엄청나게 많은 수의 지원자가 필터링 되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필기는 전공 시험도 있지만 NCS직업기초능력의 비중이 상당하다. 수자원공사의 경우 NCS 도입 이전의 적성검사 비중도 높은 편이었으니 전통을 이어가는 측면도 있겠다.

NCS직업기초능력평가, 직무지식평가 (전공)➜직무수행능력 PT면접, 영어면접➜직무역량면접➜채용형 인턴
열린채용지수 : ★★★ 기회확장성 지수 : ★★☆ 체감NCS도입 지수 : ★★☆

▷열린채용지수: 지원자격만 되면 무조건 필기를 보기 때문에, 1단계 서류 전형이 아예 없다. 지원자격은 '병역필 또는 면제자' 등 지원자 다수가 웬만하면 해당이 되는 의미 없는 것도 있지만, 토익 700점처럼 외국어 성적에는 제한이 있다. 토익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고 외국어 중에 어느 것 하나라도 점수가 있어야 일단은 지원자격을 충족하는 것이다. 그 외의 것은 제한이 없고, 나중에 면접에서도 철저하게 수험번호만 있는 블라인드라고 하니, 열린채용지수는 꽤 높은 편이다.

▷기회확장성지수: 수자원공사는 처음부터 선발권역별로 인원을 나눠 뽑기 때문에 지역인재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그래서 지역인재를 위한 특별한 배려가 없어도 지역 안배는 잘 이루어진 편이다. 2015년 기준 정규직 220명을 신규채용했는데 이중 비수도권 지역인재가 120명 정도였다. 아쉬운 점은 이 중 여성이 40명 정도고 장애인은 5명 정도로 이 부분에 대한 배려는 많지 않은 듯 보인다.

▷체감NCS도입지수: 체감으로 치자면 서류전형을 없앴다는 상징적인 공표는 상당히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직무지식평가라는 이름으로 전공시험을 남겨두고 거기서 많은 지원자를 걸러내고 있기 때문에, 전공시험이 당락을 좌우한다는 인상은 좀 강하다. 그래도 수자원공사에 합격한 친구들의 인터뷰나 후기를 보면, 토익 700점대나 학점 평점 3점대 초반 등 예전에는 상상도 못할 저스펙자(?)들이 부쩍 많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NCS채용이 살린 실력자들인 셈이다.

◆이시한 대표는… 연세대학교 국문과 졸업, 동대학원 석사 졸, 박사 수료. 이시한닷컴 대표. 성신여대 겸임교수, 상명대 자문교수. PSAT, LEET등과 기업의 인적성 검사분야 스타강사로 위키백과에 등재. tv N '뇌섹시대-문제적남자'의 대표 패널이자 MBN 예능프로그램 '직장의 신' 전문가 MC. 신문 등 미디어에 취업/진로를 주제로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뇌라도 섹시하게', '뇌섹남 이시한의 NCS자소서' 등 52권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