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쉬운데 간과하기 쉬운 절세수단, 현금영수증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고 현금을 지불했다. 종업원이 현금영수증 발행 여부를 묻지만 손사래를 치고 나가버린다.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물건 값을 지불했으니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일까? 아니다. 손사래를 친 당신은 돈을 버렸다.


2016년 세법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뜨거운 이슈 중 하나가 바로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제도의 일몰 기한 연장 여부다. 이 제도는 근로소득이 있는 직장인들에게만 적용되는 공제 항목이자 이제 몇 남지 않은 소득공제 항목이다. 사업자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기 위해 2002년 최초로 도입된 뒤 지금까지 6차례 일몰 기한이 연장될 정도로 근로소득자들에게는 가뭄 속 단비와도 같았다.

근로소득자라면 이제 누구나 다 안다. 소득공제를 많이 받기 위해 신용카드는 총급여의 25%에 해당하는 만큼만 사용하고, 25%를 초과하는 부분은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카드 사용금액 대비 소득공제를 많이 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 깊게 보아야 할 것은 '신용카드 등'의 범위에 신용카드는 물론 직불카드, 기명식 선불카드, 그리고 현금영수증이 포함된다는 점이다.

즉 현금영수증은 체크카드 사용 금액과 동일한 절세 효과를 가지며 사용금액의 30%에 대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연간 총 소득공제액은 300만원과 총급여액의 20% 중 적은 금액을 한도로 한다.) 현금영수증을 받지 않으면 연말정산 환급액이 줄어드는 셈이다. 앞에서 필자가 돈을 버렸다고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근로소득자가 아니라면 어떨까? 개인사업자인 경우 건당 3만원 초과 거래에 대해서는 적격 증빙을 수취하여야 하며, 이 때 적격 증빙 중 하나에 현금영수증이 포함된다. 소득공제는 받지 못하지만 현금영수증을 받아 놓으면 사업과 관련된 지출에 대해 적법하게 비용 처리가 가능하다.


현금영수증을 무조건 받아야 하는 이유를 이제 알았다. 그러면 현금영수증을 발급 받지 못한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소비자는 현금거래에 대한 증빙을 갖춰 세무서에 신고하면 확인 후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만약 거래의 상대방이 변호사, 병의원, 일반교습학원, 예식장업, 부동산중개업, 자동차 수리업 등 현금영수증 의무 발행 대상 사업자라면 10만원 이상의 거래에 대하여 현금영수증 미발급시 과태료 및 가산세를 부과 받게 되므로 현금영수증 발행을 당당하게 요구해도 좋다.

현금영수증의 발행은 사업자의 의무이기도 하지만 소비자의 권리이기도 하다. 금액이 적다고 미안할 것도 바쁘다고 지나칠 것도 아니다. 절세는 일상의 작은 습관들로부터 이뤄진다. 내년 초 연말정산을 위해 현금영수증 수취를 소홀히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