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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아버지는 왜 식기를 훔쳤을까

[동네북] <4>'아버지와 이토씨'…3자의 눈으로 그려진 아버지 모습과 사랑

동네북 머니투데이 고혜련 동네북서평단 교수 |입력 : 2016.07.30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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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출판사가 공들여 만든 책이 회사로 옵니다. 급하게 읽고 소개하는 기자들의 서평만으로는 아쉬운 점이 적지 않습니다. 속도와 구성에 구애받지 않고, 더 자세히 읽고 소개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래서 모였습니다. 머니투데이 독자 서평단 ‘동네북’(Neighborhood Book). 가정주부부터 시인, 공학박사, 해외 거주 사업가까지. 직업과 거주의 경계를 두지 않고 머니투데이를 아끼는 16명의 독자께 출판사에서 온 책을 나눠 주고 함께 읽기 시작했습니다. 동네북 독자들이 쓰는 자유로운 형식의 서평 또는 독후감으로 또 다른 독자들을 만나려 합니다. 동네북 회원들의 글은 본지 온·오프라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까칠한 아버지는 왜 식기를 훔쳤을까
만일 당신이 본인 의사와는 상관없이 까칠한 아버지와 함께 살게 된다면. 더군다나 내겐 20살 많은 동거남(이토)이 있다.

까칠한 아버지는 왜 식기를 훔쳤을까
아버지와 감나무

나가노현 신슈에서 태어나서 자란 아버지는 생가 앞에 있는 감나무에 대한 각별한 추억을 갖고 있다. 감나무는 그의 유년시절 놀이터이며 나무에 올라 먼 산(쓰바쿠로다케와 호타카)을 바라보면서 그의 삶과 희망을 같이 나눈 친구와 같은 존재이다.

어머니가 감을 사오면 “감은 사먹는 것이 아니라 고향에 가서 따오는 것이다.” 라고 말하는 아버지의 잔소리는 고향의 추억과 함께 자신의 감나무 친구가 생각나서 하는 말이다. 어릴 때 간식은 '감나무 친구'가 주는 열매이고 그 친구는 당연히 마을에서 최고의 나무인 것이다.

아버지와 엄마가 결혼하기 전에 생가 뒤에 있는 조상님 산소에 인사를 갔을 때도, 감나무 친구 아래에서 부모님은 함께 나가노의 먼 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기요시 오빠가 결혼하기 전에 엄마는 가족여행을 가고 싶었고, 아버지는 한사코 안가겠다고 했지만, 목적지가 감나무 친구가 있는 생가라는 것을 알고 마지못해 따라 나선다.

아버지와 이토씨 그리고 아야

아야보다 20살이 많고, 변변한 직업도 없는 동거남 이토를 아버지는 탐탁하지 않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토는 아버지를 위해 아침을 차려놓고, 쉬는 날 함께 볼링장과 영화관을 가는 계획을 세운다. 그의 배려가 못마땅하지만 마지못해 동행을 하던 아버지는 교외에 있는 대형홈센터 드라이버 숲에서 남자들만의 동류의식을 느낀다. 원예관에서 만난 비파나무를 바라보는 아버지를 보고 아야도 서먹하기만 하던 아버지와 공감대를 형성하기 시작한다. 아버지의 감나무 친구를 떠올리고 나가노의 산속풍경, 고향마을, 생가, 감나무 아래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손잡고 서있는 엄마와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기 시작한다.

아버지의 일성. “오늘의 기념이다. 아주 즐거웠다.” 다음날부터 아버지의 일과는 비파나무 친구를 사귀는 것이다. 그를 돌보면서 이토와 같이 가꾸는 채소밭은 그에게 노동의 기쁨을 주며 아야와 이토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살 수 있는 가족과 비슷한 감정을 가져다 주었다.

어느 날 직장 동료인 간마니와씨 부친상에서 돌아온 아야의 안색이 나쁜 것을 걱정하며 아버지는 냉장고에 있는 채소를 모두 넣어 우동을 끓여준다. 아야는 어렸을 때 아버지가 끓여준 우동에서 싫어하는 샐러리를 발견하면 울었던 추억을 떠올리게 되고, 다시금 가슴이 저려오는 아버지의 사랑을 느낀다.

반전, 아버지는 절도범이었어!

이야기 전개는 이토가 경찰서에서 연락을 받으면서 급반전된다. 아버지는 버스 안에서 폭력을 당하는 할머니와 운전사를 구한 용감한 시민이었다. 그러나 기요시 오빠와 리리코 올케가 나타나면서 아버지가 아야네 집으로 온 이유가 편의점에서 식기 도구를 훔치다가 들켰기 때문이란 것을 알게 된다.

민망한 아버지는 잠적한다. 하지만 아버지가 계신 곳이 어딘지 그들은 안다. 감나무 친구가 있는 고향에서 만난 아버지는 혼자서 낡은 생가에 머무르겠다고 한다. 아야와 기요시는 아버지를 걱정하며 하룻밤을 같이 보내고 세 사람은 밤새 엄마에 관한 추억을 얘기한다.

그러나 다음날 감나무가 벼락을 맞아 불에 타버리고, 불이 난 집안으로 상자를 찾으러 들어간 아버지는 화상을 입고 만다. 그 와중에 상자 안에 있었던 식기류가 다 쏟아져버린다.

화재로 아버지는 돌아갈 집과 돌아갈 친구를 잃게 되었다. 그리고 그가 소중하게 생각한 식기류도 잃게 되었다.

소설에서는 부자 간 혹은 세대 간의 갈등보다는 주인공 아야가 동거남인 이토라는 제 3의 인물을 통하여 객관적으로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아버지의 사랑을 다시금 확인하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렸다.

◇아버지와 이토씨=나카자와 히나코지음. 최윤영 옮김. 레드박스펴냄. 315쪽/1만 3000원

까칠한 아버지는 왜 식기를 훔쳤을까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6년 7월 29일 (07:31)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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