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빵]영화 '부산행' 1000만 가는 길 제동 걸 아쉬운 점 세가지

올해 첫 1000만 관객 영화의 탄생?


20일 개봉한 영화 '부산행'을 두고 하는 말이다. 아직 개봉한 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1000만을 예상할 정도로 엄청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물론 확신할 순 없다. 일부 '연기 구멍'의 아쉬움과 관객들의 반감을 살 수 있는 신파적 요소들 때문이다. 언론시사회를 통해 앞서 영화를 보고 온 두 기자가 영화 '부산행'의 흥행에 제동을 걸 만한 아쉬운 점들을 짚어봤다.

하나. '연기 구멍'의 치명적인 매력

"그녀의 존재는 다른 의미로 인상 깊었다"

김현아 : 안소희의 연기는 '부산행'이란 옥의 티다. 안소희 본인은 매우 애쓰고 노력한 결과이겠지만 아직은 더욱 많은 경험과 연습이 필요해 보인다. 인상에 깊이 남은 그의 '연기하는 연기'는 영화가 끝나고 한참 지나서도 자꾸만 떠올랐다.


"소희야, 연기가 하고 싶니?"

박영민 : 기대 이하였다. 전작 '뜨거운 것이 좋아'에서 보여준 연기보다 퇴보했다. 무엇보다 한결같은 표정이 제일 아쉬웠다. 긴박한 후반부에서 보여준 연기는 그나마 괜찮았지만 최우식과 통화하는 장면은 심각해야 되는 장면인데도 솔직히 좀 웃겼다.





둘. 개봉인 듯 개봉 아닌 개봉 같은 개봉

"충분히 힘이 있는 작품인데 왜 '변칙 개봉'이란 지적을 받아가며 일찍 공개한 건지 의문"

김현아 : '부산행'의 개봉일은 분명 20일이다. 헌데 개봉일 며칠 전부터 '부산행을 보고 왔다'는 후기들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쏟아졌다. '유료 시사회'란 이름으로 영화를 일찍 공개한 때문이다. 말이 '유료시사회'지 개봉을 코앞에 놓고 티켓을 팔다니 이것이 조기개봉과 다름이 무엇이란 말인가. 변칙 개봉 덕분에 '부산행'은 주말 새 55만 9044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개봉하기도 전에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흥행이 예상되는 기대작이었거늘 뭣하러 관객들의 비호감 포인트를 '부러' 적립했는지 모르겠다.

"스포일러 논란, 할 말 있나?"

박영민: 정정당당하지 못한 행보다. 상영관 하나 늘리기 어려운 작은 영화들이 많다. 개봉 전 관객 반응을 미리 살펴보기 위한 방법이었다면 무료로 진행되는 '일반시사회'를 했어야 했다. 관객수와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지만 따가운 시선은 피하기 어렵다. 또 '유료시사회' 때문에 이미 인터넷에 스포일러가 차고 넘친다. 이런데도 스포일러를 자제해달라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 이럴 거면 그냥 개봉하지 그랬나.




셋. 한국영화의 기본 패치라는 신파가 또…

"'부산행'도 어쩔 수 없는 신파적 요소. 하지만 눈물을 쏟고 말았다는 게 함정"

김현아 : 한국영화, 특히 재난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신파가 '부산행'에도 있다. 주인공들이 하나둘씩 좀비가 되어 목숨을 잃을 때마다 각각의 사연들이 돌출되며 눈물을 자아낸다. 아빠와 어린 딸, 만삭의 아내와 남편, 고등학생 커플 등 캐릭터의 기본 설정만 봐도 대략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예상 가능하다. '먼저 가' '얼른 가'라는 대사와 눈물 범벅이 된 배우의 얼굴과 때맞춰 흐르는 슬픈 음악은 그동안 국내영화에서 숱하게 봐왔다. 다만 '지금은 울 시간입니다'라며 빤한 데로 관객들을 끌고 가려는 촌스러운 연출이 아니어서 나도 모르게 김수안양을 따라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눈물로 빚어낸 신파, 역시 짜다"

박영민: 언제부턴가 신파는 한국 영화의 필수 요소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장면들이 빠지면 한국영화가 아니게 됐다. 생존자가 몇 안 남은 상황부터 신파가 서서히 얼굴을 드러내더니 후반부 공유가 회상하는 장면에서 절정으로 치닫는다. 영화 전개상 굳이 없어도 될 장면이 더러 있더라. 군데군데 눈물 양념을 많이 쳐 조금 짠 느낌이라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