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과열경쟁에 '철도박물관' 입지 공모 안한다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지난 6월 국회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는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 사진 = 뉴스1

국립 철도박물관 입지 선정이 공모방식이 아닌 정부 안으로 결정된다. 국비 100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인 철도박물관 유치를 놓고 지자체들의 경쟁이 과열되자 정부가 최종 입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22일 지자체 간담회를 열어 국립 철도박물관 입지선정을 공모방식으로 추진하지 않고 올해 안에 지자체 간 경쟁을 최소화하는 합리적 방안을 마련, 이를 바탕으로 최종 입지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그동안 117년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의 철도산업 발전상황과 철도기술 경쟁력을 알리기 위해 국립 철도박물관 건립을 추진해 왔다. 2014년 기본구상에 착수해 지난해 11월부터 최적입지 선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수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부산‧대전‧울산‧세종‧경기(의왕)‧강원(원주)‧충북(청주)‧전북(군산)‧전남(나주)‧경북(포항)‧경남(창원) 등 11개 지자체가 유치활동에 나섰다. 지자체마다 대규모 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수십 만명의 서명운동과 연예인 홍보대사 선정 등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토부는 영남권 신공항 입지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지역 결정 등의 과정에서 나타난 극심한 국론분열이 철도박물관 입지선정에서도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이 같이 결정했다.

국토부는 "최근 일부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국립철도박물관 유치활동에 나서면서 불필요한 지역 간 갈등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자체로부터 사업제안서를 받고 이를 심사·평가해 최적 입지를 선정하는 '공모방식'은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연구용역을 통해 철도·교통·박물관·도시계획 등 각 분야 전문가 의견을 폭 넓게 수렴한 뒤 입지선정 절차 및 방식, 박물관 건립 이후 운영방식 등을 포함한 대안을 연내에 마련해 이를 바탕으로 최종 입지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립 철도박물관 건립은 국내 철도산업 발전에 대한 국민적 자긍심을 높이고 외국 정부와 기업에 우리나라 철도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추진되는 만큼 관련 지자체들은 과도한 유치경쟁을 자제하고 국익의 관점에서 정부 정책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