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SW에 보안 업데이트 무심한 당신, 랜섬웨어 주의보

/사진제공=시만텍 코리아

#직장인 A씨, 한참 일하던 중 PC가 먹통이 됐다. 스피커로 갑자기 돈을 내라는 내용의 안내 음성까지 나온다. PC에 저장된 주요 문서가 모두 암호화돼 A씨가 열어볼 수 없는 상황. 며칠 전 거래처에서 보낸 e메일에 첨부된 견적서 파일을 내려받은 것이 화근이었다. 해당 파일은 실제 거래처에서 보낸 것이 아닌 악성코드였다.

랜섬웨어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면서, 기업 정보보호에도 비상이 걸렸다. 직장인 A씨 사례처럼 조직화된 랜섬웨어 공격집단이 소위 '돈이 되는' 기업을 표적으로 삼고 공격하기 시작한 것. APT(지능형지속위협) 공격 기술을 활용해 랜섬웨어를 유포,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피해가 PC는 물론 모바일까지 급증했다.


랜섬웨어는 PC와 모바일 등에 저장된 파일을 무단으로 암호화 하는 신종 악성코드 일종다. 공격자는 해당 암호화를 풀어주는 대가로 피해자에게 돈을 요구한다.

◇ "당신은~" 말하는 랜섬웨어부터 각양각색 진화

보안전문가들은 최근 1년 사이 랜섬웨어 위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입을 모은다.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한 것. 시만텍이 27일 발표한 '랜섬웨어 스페셜 보고서 2016'을 보면 2014년 랜섬웨어 종류 군은 77개에서 2015년 약 100개까지 성장했다.


돈을 벌기 위해 개인이 아닌 기업을 대상으로 한 표적 공격이 일상화된 것이 큰 특징이다. 윤광택 시만텍 CTO는 '일종의 신(新) 골드러쉬'라며 전 세계 랜섬웨어 공격 가운데 기업 대상이 43% 가량을 차지한다고 전했다. 공격자들이 요구한 평균 금액이 2014년 372달러(약 43만원)에서 올 상반기에는 679달러(약 77만원)까지 증가했다. 피해액이 높아진 셈이다. 지난 1월에는 컴퓨터 1대당 5083달러(약 577만원)을 요구하는 사례까지 있었다.

국내도 랜섬웨어 주의보가 내려졌다. 이스트소프트가 올해 상반기 알약을 통해 탐지한 랜섬웨어 공격만 총 247만건으로 집계됐다. 일 평균 약 1만3723건. 지란지교시큐리티 2분기 스팸메일 동향 분석 리포트를 보면 변종 랜섬웨어 메일이 다량 유입돼 전분기 대비 바이러스 메일 유형이 37.8%로 급증했다.

무차별 공격이 아닌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한 공격은 APT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 e메일 첨부파일 등을 악용해 꾸준한 시도로 서버 등에 침투한 후 동시에 PC 여러 대를 공격, 대량 파일을 암호화하고 돈을 받아내는 식이다. 위협방식도 진화했다. 단순히 암호화하는 방식을 넘어 일정 시간 안에 돈을 주지 않으면 주요 데이터를 인터넷에 공개한다는 협박도 한다.

/사진제공=이스트소프트

◇랜섬웨어도 결국 악성코드, 보안수칙은 하나

랜섬웨어 예방법은 악성코드를 막는 수칙과 결국 동일하다. 기업과 개인이 기본 보안수칙을 지키는 것. 박희범 시만텍코리아 대표는 "악성코드를 막으면 그 중 하나인 랜섬웨어를 막게 된다"면서 "랜섬웨어를 잘 막는다는 회사의 말은 거짓말"이라고 설명했다. 랜섬웨어만 해결하는데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악성코드 전반 관리가 핵심이라는 것.

시만텍 측은 악성코드 예방을 일반적인 수칙을 지키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백업을 하는 것이 기본이자 필수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운영체제(OS)를 비롯한 모든 소프트웨어(SW)를 항상 최신으로 업데이트 △수상한 e메일, 특히 링크나 첨부 파일을 포함한 경우 주의 △콘텐츠 확인을 위해 매크로 실행을 권고하는 MS오피스 e메일 첨부 파일 주의 △e메일 출처를 신뢰할 수 없다면 즉시 삭제 △중요 데이터는 주기적으로 백업 등을 기업·개인 사용자에게 권고했다.

특히 보안전문가들은 랜섬웨어 공격자에게 돈을 주지 말 것을 당부한다. 돈을 준다고 해도 확실하게 복호화 될 지도 장담할 수 없다. 윤광택 CTO는 "최근에는 공격자들이 신뢰를 얻기 위해 실제 암호를 풀어줘서, 다른 피해자들이 돈을 내도록 유도하기까지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