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게임' 이진욱…구속기소 가능성은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배우 이진욱(35)이 17일 오후 서울 수서경찰서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두하고 있다./사진=뉴스1

성폭행 여부를 두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배우 이진욱과 고소인 A씨가 지난 21일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는 일주일 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A씨 측이 이씨를 무고죄로 추가 고소는 하지 않은 상태지만, A씨 측 변호인이 맞고소 의지를 강하게 밝힌 만큼, 거짓말탐지기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고소 가능성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씨는 지난 18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출국금지 조치를 받았다. 이에 대해 이씨의 소속사 씨앤코이엔에스는 "출국금지 조치는 순전히 신속한 수사를 위한 것일 뿐"이라며 "고소 내용의 신빙성이나 진실 여부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고소인측 "구속 가능성 높아"-법전문가들 "법에 규정된 구속 사유 해당 안 돼"


향후 수사결과에 따라 이진욱의 구속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고소인측에선 구속까지 가능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A씨의 변호인은 머니투데이 더엘(the L)과의 인터뷰에서 "금주 내로 이씨를 무고죄로 맞고소 할 것"이라며 "A씨의 피해 사실에 대한 증거가 워낙 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A씨의 변호인은 또 "이씨 측의 증거인멸 우려와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발생 가능성이 있고, 범죄사실의 소명에 따라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진욱의 구속 기소 가능성을 높게 기대했다.

반면 법전문가들은 대체로 구속사유가 부족하다고 여겼다. 형사소송법상 구속사유에 해당할 만한 게 부족하다는 얘기다.


형사소송법 제70조는 피고인을 구속하기 위해서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주거가 일정하지 않거나, △증거인멸 가능성이 있는 경우 또는 △도주할 우려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이런 구속사유를 판단하면서 범죄의 중대성과 재범의 위험성, 피해자나 중요 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의 우려 등도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 법에 규정돼 있다. 따라서 검찰이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고 하더라도 법원은 법상의 구속 사유를 기준으로 그 가부를 판단하게 된다.

김진우 변호사(법무법인 주원)는 "형사공판에서 유·무죄 판단은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었는지로 따지는 것이지만, 구속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는 증거인멸이나 도주우려, 주거 불확실로 판단한다"며 "당연히 판사도 사람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처벌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범죄 소명 등을 참고하기는 하겠지만 이진욱씨의 경우는 이씨가 유명 연예인일뿐 아니라, 이미 SNS 대화내용 등의 증거자료가 언론에까지 보도될 정도로 공개된 상태이기 때문에 구속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또 "얼마 전 국민의당 사태를 보더라도 박선숙 의원이나 김수민 의원도 구속되지 않았다"며 "그 때 이들이 구속되지 않았던 이유도 도주우려가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덧붙였다. 단순히 유죄인 것 같다거나 증거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구속이 되는 것은 아니며, 구속이 되기 위해서는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별도의 '구속 사유'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이동구 변호사(법무법인 참) 역시 이씨의 구속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이 변호사는 "이진욱씨의 경우는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구속 사유에 해당될지 의문"이라며 "고소인이 성폭행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할 뿐 이씨가 자신에게 불리한 별도의 증거를 가지고 있거나 그것을 인멸할 가능성은 없어 보이고, 피해자나 주요 참고인을 위해할 가능성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변호사는 "대법원의 양형 기준에 따른 가중요소가 존재하는지에 따라 최악의 경우는 구속도 가능할 수는 있다"며 "상황을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법원 양형 기준에 따르면 계획적인 범행이나 심신장애 상태를 야기해서 저지른 범행(즉, 술에 만취하게 만들어서 성폭행), 인적 신뢰관계를 이용한 범행, 동일기회에 수차례 간음 등의 경우 처벌이 가중된다. 또 성폭행으로 상해의 결과가 발생했거나, 고소인의 의사에 반해 집에 들어갔던 것이라면 더 큰 벌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 이 변호사의 설명이다.

◇ 성폭행 혐의 인정되면 실형 선고될 수 있나?

법 전문가들은 만약 최악의 경우 이씨가 A씨를 성폭행한 것이 맞다면, 실형이 선고될 수 있을지에 대해 대체로 가능성 자체는 있다고 보면서도,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직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해 어느 쪽이 진실에 가까운지 알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강제 성관계가 입증될 경우에도 실형 선고까지는 안 될 것으로 봤다. 이필우 변호사(법무법인 콤파스)는 "비록 이씨의 경우는 구속사유로 볼 사정이 없어 구속까진 안 될 것이지만, 만약 강제 성관계였다는 것이 입증되고 A씨가 입은 상해가 심하다면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런 경우라도 이씨 측이 A씨와의 합의를 해 결국은 집행유예에 그칠 것"이라며 이씨가 결국엔 실형을 선고받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진우 변호사는 "설령 성폭행 사실이 인정되고 A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등의 합의가 없으면 실형 가능성도 있지만, 이 사건은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며 혐의가 인정될 지 여부를 좀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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