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에서 배우는 연금관리의 기술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단기적으로 우리 시장을 포함한 주요국 증시, 그리고 영국 파운드화, 일본 엔화 등 금융시장 전반에 큰 변동성을 안겼다. 국민연금 역시 브렉시트의 영향으로 큰 손실을 본 것으로 기사화되기도 했다. 현재는 다행히 우려와 달리 찻잔 속 태풍으로 진정되는 모양새다.


이렇듯 언제 어느 때 발생할지 모르는 정치 경제적 불확실성은 연금이나 기금, 펀드 등을 안전하게 운용하고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준다. 실제로 이 같은 이벤트가 발생하게 되면 많은 투자자가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투자자산을 줄이고 정기예금과 같은 안전자산을 더욱 선호하게 된다. 특히 개인의 경우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는 사건이 발생하면 대부분 계약을 해지하거나 적립형 펀드의 납입을 중단하는 것으로 위험관리를 대신한다. 이를 활용해 위험자산인 주식에 투자 기회가 있다고 판단해 비중을 확대하거나 다른 자산으로 비중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방법은 언감생심이다.

그렇다면 만약 연금을 가입한 개인이라면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자산관리에 대한 노하우나 투자상품 정보가 부족한 개인은 자산배분형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실제로 브렉시트로 인한 증시 하락 뒤 회복국면에서 글로벌 자산배분형 펀드가 비교적 안정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위험 자산을 사전에 축소해 현금 비중을 높였거나 보유한 현금으로 해외·금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함(리밸런싱)으로써 주식 하락으로 인한 손해를 만회했다. 또 주가하락을 매수의 기회로 삼기도 했다.

연금펀드는 가장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적립 자산이다. 투자 기간이 늘어날수록 좋은 성과를 거둘 확률이 높아진다.


앞으로 언제라도 다시 금융위기가 찾아오고 그 때 언제인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연금은 위험관리와 함께 수익률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연금의 브렉시트 이슈는 끝났다고 단정하기 아직 이르다. 영국 이후 또 다른 유럽국가의 유럽연합(EU) 탈퇴라는 발화점으로 불거질 수 있다. 또 브렉시트 이슈가 아니더라도 향후 미국 금리인상 이슈 등 연금관리를 위협하는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다.

무엇보다 연금이 연금으로 사용되지 않고 중간에 생활자금 등으로 사용돼 빠져나가는 것은 브렉시트와 다를 바 없다. 이른바 PEXIT(연금탈퇴)를 막는 것은 가장 경계해야 할 연금관리의 금언이자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