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빵]"동굴 속 귀신이 산다?"…정선 화암동굴 공포체험

"두 팀 중 한 팀은 코스 중간 정도에서 더 이상 못 하겠다며 돌아 나가요."
지난 18일 오후 야간 공포체험을 위해 강원 정선 화암동굴을 찾았다. 화암동굴 야간 공포체험 개장 전 최종 리허설이 있는 날이었다.

화암동굴 관리사무소에 들어서자 정선군시설관리공단 관계자들은 직접 귀신 변장을 하느라 분주했다. 공포체험이 정식 개장하면 귀신 역할을 맡을 아르바이트생들을 뽑아 운영할 예정이라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추운데 온 몸은 땀 범벅…동굴 속 분위기 '오싹'
본격적으로 공포체험을 하기 위해 모노레일을 타고 화암동굴 입구에 도착했다.

저승사자 변장을 한 관계자의 간략한 설명이 뒤따른다. 관계자에 따르면 화암동굴은 폐금광을 이용해 만들어진 동굴인데 과거 일제강점기 금광에서 일하다 사망한 희생자만 약 1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관계자의 설명이 끝나고 손전등이라고 하기엔 초라한 손전등 하나를 받아 들었다. 기껏해야 발 밑 정도만 보일 정도다. 강한 불빛이 나오는 손전등을 나눠주면 손님들이 동굴 곳곳에 숨은 귀신을 찾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손전등을 준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렇게 입장한 동굴 안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정체 모를 휘파람 소리와 귀신의 흐느끼는 소리가 흘러 나왔다. 어디서 나오는지도 모르게 귀신들이 불쑥불쑥 튀어 나왔고 옆 동료를 의지하려 손을 뻗어 봤지만 이미 동료는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흐느끼고 있었다.

동굴 안이 추울 수 있으니 외투를 준비하라는 동굴 입구 안내 문구가 무색하게도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됐다. 얼마 전 무한도전을 보며 비웃었던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지는 순간이었다.

공포체험을 즐기기 가장 좋은 시간은 저녁 8시 시간대다. 공단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해가 져야 무섭지만 너무 늦은 시간이 되면 귀신들도 지치기 때문에 연출의 강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어둠이 찾아오기 시작하는 저녁 8시대가 가장 극적으로 공포체험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매년 약 9000명 찾는 인기 관광코스로…지역경제 활성화 기여
2007년부터 시작된 정선 화암동굴 공포체험은 지난 23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매일 저녁 7시부터 밤 11시까지 운영된다. 매년 약 9000명의 관광객이 공포체험을 즐겼다.

지난해의 경우 메르스(MERS·중동 호흡기 증후군)의 영향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못했다가 올해 다시 재개했다. 공포체험의 주제는 '세계귀신체험'으로 총 체험구간은 1803m다. 약 1시간 가량 소요된다.

공단 관계자는 "여름철 화암동굴 공포체험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며 "매년 업그레이드되는 공포체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