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김영란법, 진짜 걱정… 중국 비관세장벽 우려"

머니투데이

청두(중국)=박경담 기자

한국농축산연합회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김영란법 규탄, 농축수산물 제외 촉구 전국농축수산인대회'에서 수입농축산물 화형식 퍼포먼스를 하자 경찰이 진압에 나서고 있다.이들은 오는 9월 28일 시행을 앞둔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 법)' 발효로 인한 농업피해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2016.7.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시행 두 달을 앞둔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대해 "진짜 걱정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김영란법으로 경제적 타격뿐 아니라 사회적 혼란도 야기할 수 있다는 것.

유 부총리는 또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라 중국 측의 전면적인 경제 보복은 없겠지만 비관세 장벽은 걱정된다고 밝혔다.

중국 청두에서 열리고 있는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 중인 유 부총리는 지난 23일 동행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김영란법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11조6000억원 규모라는 연구 보고서가 있는데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의 0.7~0.8% 수준"이라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이어 "문제는 특정산업에 피해가 집중되고 (다른 분야로) 광범위하게 퍼질 수가 있다"며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대책도 마련해야 할 수 있다"고 했다.

유 부총리는 김영란법이 사회적 혼란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사나 장사를 품앗이하는 장고한 관습을 법 하나로 일거에 고치겠다는 게 맞는 건지 의문이고 사회가 서로 못 믿는 세상으로 갈 지도 걱정"이라며 "현재도 거액의 돈을 받으면 법원에서 뇌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는 지난 22일 이른바 '3-5-10 규정'으로 불리는 김영란법 원안을 수용키로 결정했다.

김영란법이 제시한 상한선인 음식접대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에 대해 적정하다고 판단한 것. 단 규개위는 2018년 말까지 3-5-10 규정의 집행성과를 분석하고 타당성을 재검토하라고 국민권익위원회에 권고했다.

유 부총리는 추경과 누리과정 예산을 연계하려는 야당 움직임에 대해선 "기도하는 심정"으로 국회 통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야당은 누리과정 예산을 콕 찍어 예산에 반영하라는 것인데 추경에서 교육재정교부금 1조9000억원을 지출해 궁색해졌을 것"이라며 "감사원도 진작에 일부 시·도 교육청을 제외하고는 누리과정 예산편성이 가능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이어 "야당은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추경을 왜 하냐고 비판하다가 이제는 11조로는 효과 없다고 하는데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 지 모르겠다"며 "수출입은행에 대한 현금 출자 역시 (여야 합의 사항인데) 진짜 필요한 사업에 돈 못 쓰는 것 아니냐고 야단치는 분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 부총리는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에 따라 중국 측의 비관세 장벽이 걱정된다고 했다. 그는 "경제 관계는 비즈니스이기에 기분 나쁘다고 전면 보복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도 "비관세 장벽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유 부총리는 통화스와프 확대와 관련한 구체적 결과는 아직까지 없다고 했다.

앞서 유 부총리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불확실한 대외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스와프 확대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선 "일부 국가와 통화스와프 확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19개월 연속 역성장하고 있는 수출이 다음 달부터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글로벌 수요 회복으로 수출이 증가하고 수입도 전년 대비 늘어 다음 달부터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