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 치료제 쌍끌이 마케팅…일동제약 '3세 경영' 신호탄

일동제약이 내분비계 만성질환 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비만치료제 시장의 '게임 체인저'(시장 판도를 바꾸는 제품)인 '벨빅'을 중심으로 비만과 연관이 있는 질환 치료제를 함께 영업·마케팅하는 사업부를 신설한 것이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 다음달부터 일동제약 단독대표로 나서는 윤웅섭 사장의 경영 성과라는 평가다.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올해부터 전문의약품 사업부 산하에 성장 사업의 영업과 마케팅을 전담하는 'BK사업부'를 신설하고 본격적 활동에 돌입했다. 3세 경영인인 윤 사장이 직접 조직을 구상해 이끌고 있다. 윤 사장은 일동제약 창업주 고(故) 윤용구 전 회장의 손자이자 윤원영 회장의 장남이다.

윤웅섭 일동제약 사장

'BK사업부'는 비만치료제 '벨빅'과 당뇨치료제 '온글라이자' 제품을 집중 판매한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비만과 당뇨는 내분비계 만성질환으로 서로 영업·마케팅 시너지 효과가 크다"며 "만성질환에 영업과 마케팅 자원을 집중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벨빅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2년 이상의 장기처방 안전성을 입증 받은 비만치료제로 지난해 미국 아레나제약으로부터 사들였다. 윤 사장은 2010년 연 1000억원대 시장으로 성장했다가 심혈관계 안전성 논란으로 2014년 700억원까지 축소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 '벨빅 바람'을 일으켰다. 안정성 문제만 풀면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데 주목한 것이 그대로 적중했다.

벨빅은 판매 첫 해인 지난해 130억원 매출을 올리며 단번에 '블록버스터'(국내 매출 100억원 이상 의약품)에 등극했다.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의약품조사기관 IMS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벨빅의 매출은 약 3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5.8% 급증했다. 비만치료제 시장은 벨빅이 출시된 지난해 800억원대로 올라섰으며 올해 9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벨빅 효과'는 환자 체중 조절이 관건인 당뇨치료제 매출로도 이어졌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형 당뇨병치료제 온글라이자와 콤비글라이즈(온글라이자와 메트포르민 복합제)의 지난 1분기 합산 원외처방액은 전년동기 대비 29.2% 늘어난 53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3세 경영이 본격화하면서 그동안 소화기계 항생제 분야 강자였던 일동제약의 체질이 변하고 있다"며 "만성질환 치료제 사업 부문 강화로 매출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일동제약은 지난 6월 임시주총을 통해 지주사전환을 위한 회사 분할 안건을 승인했다. 분할 기일인 오는 8월 1일 이후 윤 사장은 일동제약 단독대표로 올라서며 ‘3세 경영’이 공식화된다. 현재 그룹 핵심사업부는 윤 사장과 이정치 회장, 정연진 부회장이 함께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