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신협 등 미지급 출자금 2000억원..다 돌려줘야

농협·수협·산림조합·신협 등 상호금융회사들이 조합원 탈퇴자에게 지급하지 않은 출자금과 배당금이 2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금융사들은 2년 이상 소멸시효가 지나면 미지급금을 영업외수익으로 처리해왔다.

상호금융사들이 출자금과 배당금 환급에 소극적이자 금융당국이 전액 환급을 지시했다. 추가적으로 미지급금이 발생하지 않도록 환급절차도 개선된다.



금감원은 지난 3월말 기준으로 농협·수협·산림조합·신협 등 상호금융회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미지급금이 1965억원에 달한다고 25일 밝혔다.

상호금융 조합원이 되려면 일정 금액 이상의 출자금을 내야 한다. 신협과 수협은 각각 2만원, 농협은 10만원 이상이며 1000만원까지는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출자금에 대해서는 매년 배당금을 받는다.

조합을 탈퇴하면 그동안 낸 출자금을 돌려 받아야 하는 데 '깜빡' 하거나 관련 절차를 잘 몰라 돌려 받지 못한 사례가 많았다. 또 배당금이 나온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사람도 많았다.


금감원 조사결과 미환급 출자금은 1103억원, 배당금은 862억원에 달했다. 환급 대상자는 178만명으로 1인당 미지급 금액이 11만247원이나 됐다.

이처럼 미지급금이 많은 이유는 조합원 탈퇴를 하더라도 곧바로 출자금을 돌려 받지 못하고 회계연도 결산총회(통상 2월중 개최)를 거쳐야 환급이 되는 복잡한 절차도 한몫했다. 신협만 유일하게 탈퇴 즉시 환급을 받을 수 있다.

또 농협·수협·산림조합은 배당금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우편으로만 안내하고 신협은 아예 개별 통지조차 하지 않는다. 상호금융회사 대부분은 배당금을 수령하지 않아도 추가 안내절차를 하지 않았다.

상호금융회사들은 미지급금이 쌓여 2년 이상 소멸시효가 지나면 영업외수익으로 잡아버렸다. 업권별로 소멸시효는 출자금의 경우 2~3년, 배당금은 5년 가량이다. 다만 소멸시효가 지났어도 환급을 신청하면 조합장 결재를 통해 지급은 해 준다.

금감원은 미지급금 환급에 소극적인 상호금융회사에 대해 전액 지급을 지시하는 한편 추가적인 미지급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대폭 개선한다. 9월 중 각 업권별 중앙회 주관으로 '미지급금 찾아주기 캠페인'을 벌이고 금감원은 환급금 지급 여부에 대한 이행사항을 분기별로 점검한다.

또 배당금이나 출자금을 최초 지급해야 하는 시점에 우편 뿐 아니라 휴대폰문자메시지(SMS)로 추가 통지토록 했다. 미수령시 3회 이상 재통지를 해야 한다. 조합원 가입 혹은 탈퇴 시 출자금을 입금할 계좌를 사전에 확보해 미수령시 자동입금이 되도록 제도도 개선된다. 배당금도 3개월 이상 미수령시 활동계좌로 자동으로 입금하는 식으로 바뀐다.

업권별로 상이한 소멸시효는 휴면예금 사례를 참고해 5년으로 일괄 조정하는 방안을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통해 논의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다만 환급금 지급에 소극적인 상호금융회사에 대해 현행 규정상 제재는 어렵다고 밝혔다.

임철순 상호금융검사국 국장은 "미지급금 환급 및 절차 정비에 대해 9월 중에 세부실행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분기별로 각 중앙회로부터 감축실적을 제출받아 적극적으로 환급 노력을 유도할 방침"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