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로 몸집 키우는 휠라, 국내 부진 탈출할까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휠라코리아 (40,550원 ▲50 +0.12%)가 자회사에 자금 투자를 늘려 글로벌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5년 전 인수한 미국 골프용품 회사 아쿠쉬네트컴퍼니가 올해 미국 증권 시장에 상장하면 부진한 실적에도 파란불이 켜질 것으로 기대했다.

휠라코리아(이하 휠라)는 최근 공시를 통해 자회사 매그너스홀딩스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한 485억원 규모의 신주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매그너스홀딩스는 자회사 아쿠쉬네트 지분을 확대할 계획이다. 휠라는 2011년 미래에셋 등과 컨소시엄을 통해 아쿠쉬네트를 인수하고 2012년부터 타법인 주식 취득 방식으로 지분율을 늘리고 있다.

휠라가 자회사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이유는 연내 미국 시장에 상장을 앞두고 있는 아쿠쉬네트의 지배력 및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아쿠쉬네트는 타이틀리스트, 풋조이, 스카티카메론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1위 골프용품 회사다. 매출 약 13억달러(약 1조4800억원) 규모의 회사로 상장에 성공하면 휠라는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3배 가까이 개선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앞서 휠라는 2007년 글로벌 본사를 인수하면서 '꼬리가 몸통을 삼킨' 사례로 업계에 화제가 됐다. 이어 아쿠쉬네트까지 인수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휠라의 연결기준 매출액도 지난해 8157억원으로 2013년 대비 11% 늘었다.

하지만 몸집을 키우는 과정에서 국내 사업은 2013년부터 실적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매출은 2013년 대비 16% 감소한 346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줄어지난해 40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김진면 사장과 정구호 부사장 등 새 경영진을 영입하고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에 들어간 것이 영향을 미쳤다.

휠라 관계자는 "브랜드 리뉴얼을 하면서 비효율 매장을 재정비하고 매장 수는 줄었지만 브랜드 콘셉트가 잘 드러나는 메가스토어(대형 매장)를 늘렸다"며 "젊은 고객 유입이 증가하고 있어 관련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브랜드 리뉴얼 첫해이기 때문에 '성장'보다는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들이 휠라의 브랜드 콘셉트 변화를 인지하는 단계인 만큼 브랜드 리뉴얼 효과를 기대하려면 2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아쿠쉬네트가 상장하면 이익이 개선될 전망이지만 근본적으로 국내 법인의 턴어라운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