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결의대회서 '위기' 강조한 현대·기아차 CEO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지난 16일 경기 화성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2016 현대차 하반기 판매촉진대회'에서 이원희 현대차 사장이 인사말을 하는 모습/사진제공=현대차

"위기를 인식하고 관리자들부터 의식을 바꾸자".

지난 16일 경기 화성 남양연구소 대강당에서 열린 '2016 현대차 하반기 판매촉진대회'.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의 위기를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며 "하반기는 상반기에 비해 수요감소가 불가피한만큼 신차 출시와 상품성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이 사장은 각 사업부장과 실·팀장, 지점장, 서비스센터장 등 540여명의 참석자들에게 '위기인식'과 '의식개혁'을 지속적으로 주문했다고 한다.

하루 전인 지난 15일 경북 문경 STX연수원에서 열린 '2016 기아차 하반기 전국지점장 판매결의대회'.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전국 지역본부장과 지점장, 서비스센터장 등 430여명의 참석자들에게"모든 임직원이 경영위기를 공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목표인 '5330'(내수 53만대 판매, 시장점유율 30% ) 달성을 위해 새로운 각오와 다짐으로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현대차 (253,000원 ▲500 +0.20%)와 기아차 (116,600원 ▲400 +0.34%)가 최근 내수 판매확대를 위해 나란히 하반기 판매결의(촉진)대회를 열었다. 지난 18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주재한 해외법인장 회의에 앞서 열린 행사여서 판매확대 전략이 주요 이슈로 논의됐다.

화두는 단연 '위기극복'이었다. 현대차는 올 상반기 국내에서 35만1124대를 팔아 전년 동기보다 4.5% 판매를 늘렸다. 기아차는 14.1% 증가한 27만6750대를 판매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판매 실적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상반기 내수시장 합산점유율은 67.2%로 지난해(67.8%)보다 더 떨어졌다.

국내시장에서 경쟁하는 완성차 3사의 약진때문이다. 폭스바겐 디젤 사태 등으로 수입차 판매가 주춤했지만 신형 말리부(한국GM) SM6(르노삼성) 티볼리 에어(쌍용차) 등 경쟁력 있는 신차가 판매 돌풍을 일으켰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하반기 판매결의대회에서 각각 신차 비교 품평회를 열고 경쟁 3사의 판매확대 배경을 분석한 것은 이런 위기감의 방증이다.

올 하반기엔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 종료 등으로 영업 환경이 더욱 녹록지 않다. 매년 계속되는 파업도 부담이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19~22일 노조 파업으로 1만1600대의 생산차질에 25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해법은 역시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와 브랜드 이미지 강화로 귀결됐다. 현대차는 최근 제네시스 G80 출시에 이어 하반기 신형 그랜저와 신형 i30로 판매 확대에 나선다. 기아차는 경차인 신형 모닝을 하반기 새롭게 선보인다. 상반기 출시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K7과 니로의 마케팅도 더욱 강화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위기 의식을 공유하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상품성 있는 신차 출시와 브랜드 강화, 고객감동 서비스 등을 중점 추진해 하반기 불투명한 영업 환경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6년 7월 28일 (16:56)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