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알고 있니?…공룡의 진실과 거짓

쥬라기 월드 한 장면/자료사진=유니버셜 픽처스

지난 11일, 공룡 멸종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나와 눈길을 끌었습니다.(☞관련 기사)

백악기 말 지구에 빛이 차단된 오랜 기간 동안 주행성인 공룡은 어둠 속에서 먹이를 찾을 수 없어 사라졌지만, 포유동물은 시각세포의 진화를 통해 암흑기에 적응할 수 있어 포식자인 공룡의 위협에서 벗어나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김정웅 중앙대 교수와 아난드 스와룹 미국 국립보건원 박사 등으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이 시각세포의 진화를 연구하던 중에 이 같은 가설을 제시했습니다.

사실 이 말고도 공룡 멸종을 둘러싼 갖가지 가설이 존재합니다. 가장 유력한 이론은 ‘소행성(반지름 50km 이하, 화성과 목성 사이의 위치해 태양 둘레를 공전하는 작은 행성)과의 충돌’입니다.

지름 10㎞ 정도의 비교적 느린 소행성이 지구와 부딪혀 산불과 지진, 쓰나미를 일으켰고 여기서 나온 먼지나 유독 가스가 대기층을 채우면서 몇 년 간 지구 기온을 떨어뜨려 단기간에 대부분의 동식물이 멸종했다는 것. 6500만년 전 육지 공룡과 지구 생물의 70%를 없애버린 대재앙의 원인으로 오랜 기간 그렇게 믿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 이론을 뒤집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다트머스대학 과학자들이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칙술룹에 지름 180㎞의 충돌구덩이를 분석한 결과 작고 속도가 빠른 ‘혜성’(가스 상태의 빛나는 긴 꼬리를 끌고 태양을 초점으로 긴 타원이나 포물선에 가까운 궤도를 그리며 운행하는 천체)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한 겁니다.

아직 기존 학계에선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나름의 이론적 토대를 갖췄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근거리 소행성보다 혜성이 더 많을 가능성이 높지만 대부분 지구나 태양으로부터 먼 거리를 돌고 있는 데다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대형 물체 가운데 혜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0% 정도에 불과해 다트머스대학 과학자들의 주장은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해석을 내놨습니다.

공룡은 지구에서 1억 6000만년 동안 주인역할을 했습니다. 인류의 역사와 비교하면 40배 정도 더 오래 산 셈입니다.

하지만 우린 공룡에 대해 모르는 게 아직까지 너무 많습니다. 그 수수께끼 중 최근 가장 뜨거운 논쟁을 불러온 이슈는 ‘공룡이 냉혈동물이냐, 온혈동물이냐’라는 겁니다.

파충류, 양서류 등의 냉혈동물은 주변환경에 따라 체온이 변화하는 동물을 일컫습니다. 포유류, 조류 등의 온혈동물은 몸 속의 대사활동을 통해 일정한 체온을 유지합니다.

공룡은 모양새가 파충류와 흡사한 탓에 냉형돌물일 것으로 믿어왔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티타노사우루스를 비롯해 일부 공룡들이 온혈동물이었다는 새 연구 논문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등장했습니다.

캘리포니아대 진화생물학자인 로버트 이글 교수팀이 티타노사우루스, 오비랍토르 등 두 가지 공룡의 알 껍질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알 껍질은 체내에서 생성되기 때문에 배란기때 체온이 어떤 형태로든 기록돼 있습니다. 알 껍질의 독특한 미세구조를 분석하면 알이 세상에 나온 후 화학적 조성이 어떻게 변했는지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알 껍질에서 두 개의 동위원소(C-13, O-18)의 결합비율을 측정했습니다. C-13과 O-18의 결합은 체온이 낮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연구진은 이렇게 측정한 수치를 13종의 현생조류 및 9종의 현생 파충류의 알 껍질에서 측정한 데이터와 비교했습니다. 비교 결과 티타노사우루스의 체온은 약 섭씨 37.6로 추정됐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연구 대상이 된 공룡이 어떤 작용을 통해 조류와 같은 체온을 유지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이밖에 눈에 띄는 공룡 논문을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앞발이 유독 작은 공룡 중에는 육식공룡이 많습니다. 큰 머리와 입으로 사냥을 합니다. 이때 앞발이 크면 앞으로 고꾸라질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이 때문에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앞발이 퇴화된 것이란 이론이 있습니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공룡은 모성애가 아주 강한 것으로 묘사되지만, 실제로는 새끼를 낳은 후 아예 돌보지 않았다는 연구결과도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맥캘리스터대와 워싱턴대 연구팀이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서 찾은 공룡 화석을 분석한 결과 알에서 깨어난 지 39~77일 밖에 되지 않은 레페토사우루스의 새끼가 굶어 죽은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했습니다.

라페토사우루스는 7000만 년 전후기 백악기에 살았던 초식공룡으로 머리부터 꼬리까지의 길이가 15m에 달합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악어 등 파충류가 장기간 먹이를 먹지 못하면 뼈끝에 연골이 커진 채로 굳는 특이한 부분이 생기는 데, 이 공룡 뼈에도 비슷한 흔적이 남아있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라페토사우루스가 새끼를 돌보지 않았을 것이란 추측을 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