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째 0%대 성장…하반기 추경효과로 반등할까

올해 2분기 성장률이 0.7%를 기록했다. 사진은 경기도 평택항 수출야적장이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스1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7%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에 부합되는 수준이지만 지난해 4분기(0.7%) 이후 3분기 연속 1%대 성장률을 밑돌았다.

1분기와 비교해선 내수, 설비투자, 수출 부문에서 고른 회복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교역조건 악화로 국내총소득(GDI)은 5년3개월만에 감소했다.

◇ 돌발악재 없었던 2분기, 내수가 성장 이끌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2/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GDP는 전기대비 0.7% 성장했다. 1분기 성장률(0.5%)보다 개선된 것이다.

2분기 성장세는 민간소비가 이끌었다. 내구재와 의류 등 준내구재 소비가 늘면서 전기대비 0.9% 증가했다. 정부가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을 연장했고 자동차, 휴대폰 신제품이 출시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2분기 국내 국산 승용차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16.8% 증가했다.

김영태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2014년 2분기 세월호 사건, 지난해 2분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 돌발악재로 민간소비가 감소했지만 올해 2분기는 정부 내수진작책, 임시공휴일 지정 등으로 민간소비가 비교적 양호한 개선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김영태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이 26일 오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 건설·설비투자 증가, 정부 재정 성장기여도 하락= 건설투자는 주거용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전기대비 2.9% 성장했다. 정부 재정이 투입된 도로, 교량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도 일부 영향을 줬다.

지난 1분기 –7.4%를 기록하면서 2년 만에 역성장한 설비투자는 2분기에는 운송장비 관련투자 증가로 2.9% 성장했다. 다만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로는 –2.6%를 기록, 완연한 회복세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소프트웨어 투자를 중심으로 전기대비 1.1% 증가했다.

정부소비는 전기대비 0.2% 증가했지만 1분기(1.3%)보다 증가율이 크게 떨어졌다. 이와 관련 김 부장은 “정부가 상반기 재정 60% 가량을 조기 집행했으나 대체로 1분기에 집중 투입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수출은 반도체, 석유 및 화학제품 등 위주로 0.9%, 수입은 원유 및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1.9% 각각 증가했다.

2분기 경제활동별 성장률은 △농림어업 -6.1% △제조업 1.3% △전기가수도사업 0.3% △건설업 0.5% △서비스업 0.5%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 1분기 마이너스 성장했던 제조업이 반등했고, 서비스업은 전분기 수준의 성장세를 유지했다. 다만 농림어업은 재배업과 축산업 위축으로 감소했다.

2분기 성장률 기여도는 내수 1.1%포인트, 순수출 -0.3%포인트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 1분기 2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다시 증가세로 바뀌었고, 7분기만에 플러스를 기록했던 순수출 성장기여도는 다시 감소세를 나타냈다.

◇ 국내총소득은 5년3개월만 감소= 1분기보다 성장률은 개선됐지만 국내총소득(GDI)은 오히려 감소했다. 2분기 국내총소득은 전기대비 –0.4%를 기록, 2011년 1분기(-0.3%) 이후 5년3개월만에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는 전분기 3.0% 증가한데 따른 기저효과와 국제유가 하락폭 축소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 때문이다.

김 부장은 “국제유가가 1분기보다 상승해 수입품 가격이 오른 반면,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 가격은 상대적으로 하락해서 교역조건이 악화돼 국내총소득은 전기보다 하락했다”며 “그러나 전년동기대비 국내총소득 증가율은 4.4%로 여전히 견실한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한국은행

◇ 3~4분기 평균 0.5% 성장하면 2.7% 달성 가능= 2분기 성장률이 예상치에 부합되면서 한은이 예상한 연간 2.7% 성장률 달성 가능성도 더욱 높아졌다. 한은에 따르면 오는 3분기, 4분기 성장률이 평균 0.5%를 기록할 경우 연간 2.7% 성장률이 가능하다.

하반기 기업구조조정, 브렉시트 등 경기 하방리스크가 있지만 정부의 추가경정예산과 한은 6월 기준금리 인하(1.50%→1.25%)로 어느 정도 충격이 상쇄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성장세 유지를 위해 신속한 추경 집행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장민 한은 조사국장은 “2.7% 성장률 전망은 정부 추경이 조기에 편성돼 효과적으로 집행될 것이란 전제로 전망한 것으로 집행시기와 지출내역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정부 추경이 가급적 신속히 집행돼야 하반기 성장세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와 함께 민간소비와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미시정책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