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키퍼' 제조사 국조 대상 추가…"檢, SK케미칼·애경도 조사"

2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법무부에서 열린 국회 가습기 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법무부-공정위 진상규명을 위한 현장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내 모기 살충제 1위 브랜드 홈키퍼 판매사 '헨켈홈케어코리아'가 26일 국회 '가습기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이하 특위)' 조사 대상에 새롭게 포함됐다.

그동안 가습기 살균제 피해와 관련해 검찰 조사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던 SK케미칼과 애경도 옥시 등과 마찬가지로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가습기살균제 특위는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이틀째 현장조사를 진행, 법무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질의응답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의결 및 확인 했다.

우선 그동안 가습기살균제와 특별한 연관이 없었던 '홈키퍼' 제조사 '헨켈홈케어코리아'가 특위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에 의해 가습기살균제 판매 은폐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하 의원은 이날 현장조사에 앞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헨켈에서 만든 '가습기 한번에 싹'이라는 제품이 2007년에 출시됐지만, 2011년 11월 문제가 알려질 당시 유통량이 줄어 정부의 전수조사를 비켜갔다"며 "당시 헨켈은 소비자들에게 제품의 성분을 밝히거나 안전성에 대해 해명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과천청사에서 열린 현장조사에서도 "헨켈 측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제품의 위험성 독성 기준들이 나와 있는 'MSDS(물질안전보건자료)'를 분실했다고 알려줄 수 없다는 말도 안되는 얘기를 했다"며 "은폐기업은 더 무거운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고 헨켈의 국조 대상 포함을 특위에 요청했다.

이에 특위는 여야 간사 합의를 통해 헨켈의 국조 조사 대상 포함여부를 긴급 결의, 향후 옥시 등 가습기살균제 가해 기업들과 함께 국회 조사를 받게 됐다.

아울러 이날 현장조사에서는 그 동안 수사 선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던 '클로로메탈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 제조·판매 업체인 SK케미칼과 애경도 검찰의 조사 대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원식 특위위원장은 비공개로 진행된 법무부 현장조사 직후 브리핑을 통해 "CMIT와 MIT와 관련 있는 SK케미칼과 애경에 대한 수사 제외 이유를 묻는 의원들이 지적이 많았고 법무부는 'PHMG와 PGH 등 폐질환 인과관계가 확인된 성분 제조·판매 업체를 먼저 수사했을 뿐'이라고 했다"며 "현재 SK케미칼 등을 수사하고 있고 CMIT 등의 폐질환 인과관계 연구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현재 환경부서 등에서 CMIT와 MIT의 폐손상 질환 여부를 따지는 임상연구를 하고 있고,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검찰이 기소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

이와 함께 경찰청도 특위 조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이날 제시됐다. 더불어민주당 특위 간사인 홍익표 의원은 "2012년 8월 첫 관련 고발이 이뤄진 후 검찰은 강남경찰서에 수사를 담당시켰다. 그런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독자적인 검증 요청도 하지 않았다"며 "경찰청의 지능수사본부나 과학수사본부에 의뢰한 것이 아니고 강남서에 의뢰한 것도 의아하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검찰이 강남서를 통해 수사를 지휘하는 동안 뭘 했는지 알아보려 경찰청을 특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키려 한다"며 "3당 간사협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검찰 수사 진행 상황을 특위위원들이 열람하는 문제도 이날 거론됐다. 우 위원장은 "수사와 재판 관련 기록들에 대해 일정한 장소를 정하고 국조 위원들이 일부 대표를 구성해 그것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얘기를 법무부에 했다"며 "법무부가 내일까지 답변을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가습기살균제 주요 가해 기업인 옥시의 영국 본사도 검찰 조사대상이며, 일부 본사 대상자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아 현재는 이메일을 통해 서면조사만 진행하고 있는 사실도 현장조사에서 확인됐다.

한편,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국회 가습기살균제 특위 현장조사에서는 2012년 첫 고발장이 접수됐음에도 본격적인 검찰 수사가 4년이 지난 올해 초 돌입한 이유 등 늑장 수사 의혹이 법무부 대상 질의응답의 주요 이슈였다는 후문이다.

새누리당 특위 간사인 김상훈 의원은 "2013년 3월에서 5월 사이에 검찰이 가습기살균제 고발건을 시한부 기소중지 했었는데, 늑장 고위지연 수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회의에서 제기됐다. 증거인멸을 도와주려는 것 아니냐는 거친 표현도 나왔다"며 "법무부가 특위 기관대상인만큼 미진한 부분은 추후 조사에서 검증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법무부와 공정위 등에 대한 조사를 마친 특위는 현장조사 사흘째인 27일에는 가해 기업으로 지목된 옥시레킷벤키져, SK케미칼, 애경, 이마트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한다.